1402nd prescription_친구일 땐 좋았는데, 연인이 되니 이게 뭔가 싶어요.

O님 : 

친구 잃는 게 싫어 짝사랑만 했는데, 그가 고백을 해와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친구일 때도 좋았기 때문에, 연인이 되면 더 좋아지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의외로 그와 저의 연애관이나 결혼관은 완전 다르더라고요. 또한, 얘길 하다보니 생각보다는 어리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저는 덤덤히 옆을 지키는 관계가 좋은데, 그는 알콩달콩한 애정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했죠. 서로가 연인으로 쌓아온 시간이 많지 않아 아직 서먹서먹하기까지 한데, 그는 볼 때마다 무심코 한 저의 말이나 행동에 애정이 없는 것 같다며 상처받아요. 그를 좋아하고 싶지만, 친해지기 힘들단 생각과 내가 뭔가 또 상처주지 않을까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애정표현을 지어내기라도 해야 하는 건지, 아님 우리가 안 맞으니까 헤어져야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O님, 엘입니다. 

연애에 대한 환상이 연애를 망치죠. O님은 현실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은데, 그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알콩달콩함에 대한 판타지가 있습니다. 알콩달콩이 억지로 무리한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알콩달콩은 우선 본인의 체질에도 맞아야 하고, 벅차게 즐겁고 행복하면 저절로 나오기도 하고, 흥미나 적성이 있으면 가속도가 붙고, 서로가 공통의 언어를 구축하면서 자연스레 생기죠. 

우리 오늘부터 1일이라고, "사랑해~", "나두~" 하는 건 초등학교 때나 할 수 있는 연애죠. 애정과 애착은 친밀 정도에서 차근차근 쌓이는 건데, 사귄다고 갑자기 '우리', '내 사람'이라는 개념이 내 의식에 착 달라붙겠나요. 

두 사람이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른 건 팩트. 애정표현을 지어내는 것도, O님이 이유를 납득하고 본인이 즐겁다면 해볼 만한 시도입니다. 내가 영문을 모르겠고, 이 관계가 불편하다면, 두 사람은 서로 말도 안 통하는 사이란 얘기예요. 

'친구'나 '연인'이라는 단어 안에는 무엇도 저절로 일어나는 서사가 없습니다. '친구'여도 불신할 수 있고, 안 친할 수 있고, 상처 주고 받을 수 있고, 말 안 통할 수 있고, 우리가 친구인가 모르겠고, 친구 따위 이런 것이구나 실망할 수 있잖아요. '연인'은 오죽하겠습니까. 사랑이나 관심이나 애정을 맡겨놓은 짐마냥 내놓으라 요구할 수 있나요. 닥달할 수 있나요. 원망할 수 있나요. 함께 노력해봐요, 라고 부탁하거나, 우리 더 친해져봐요, 라고 제안하거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이런 게 다죠. 

어린아이가 엄마아빠에게 당연하다는 듯 안아달라 달래달라 손 내밀 수 있는 건, 그만큼 그들이 친밀하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식' 관계라서가 아니라. 안 친한 부모자식 관계에서는, 안아달라 달래달라는 요구, 할 수 없죠. 사랑은 어디에서나 싹트지만, 관계의 이름에 따라 의무 지워지지는 않아요.  

나는 너와 연애하며 이런저런 점이 불편하고, 이해가 잘 안 되고, 니가 뭘 원하는지, 내가 너에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라는 대화를 시작하셔야 해요. 연애에 대한 생각, 애정표현에 대한 생각, 내 감정과 의문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대화하며 풀어가야 해요. 그는 널 날 좋아하냐 안 좋아하냐, 라며 혼자서 상처받고 힘들어하죠. 애초에 논의의 지점이 다를 밖에요. "연애 = 사랑"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과 "연애 =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이 말이 통하겠습니까. 가치관과 생각이 다르다는 첫단추부터 잘 시작해보세요. 이 말을 시작하는 것조차 상처이지 않을까, 두렵다면. 당신의 마음은 누가 책임지나요. 첫눈처럼 순결하고 갓난아이처럼 상처없이 살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 생각에 지레 포기해도 될 만큼, 인간적으로 가깝지 않았다면 내 결론만 정해서 통보해도 됩니다. 질질 끄는 무의미한 연애보다는 냉철한 이별이 상대에게 차라리 나아요. 이별 후의 후폭풍은 각자의 몫이니 미리 미안해하거나 걱정할 필욘 없어요. 

대화 나누시고, 생각을 나누시고, 마음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미자씨 2014/04/19 14:38 #

    근데, 모든 사람의 연애 기대치가 나랑 맞는 것도 아니에요. 대화로만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관계의 진전에 따라 바뀔 수도 있고 살다보면 나도 그사람도 바뀌기도 해요.
    적어도 상대방 탓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자기 자신 탓할 필요도 없지만요.

    연애하다 보면 와 이남자 정말 어른스럽다 하게 되는 경우는, 그남자를 처음에 별로 안좋아했던 경우라 기대치가 낮았던 경우 뿐이더라구요. 반대로 오래 좋아했다 사귀게 되면 원래 기대치보다 현실이 별로인 경우가 많고.
    이렇게 보면 글쓴분의 기대치가 남자분보다 높은 경우도 있는 거에요.
    그러니 서로 탓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대화를 한다 해도 서로 행동이 쉽게 변하진 않을 거고...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마음으로는 슬프고 화가 날 거에요. 그 간극을 견딜 수 있으셨으면 하네요. 막상 전 전혀 못하고 있는 거라 더더욱-_-;;;;
  • 2014/04/20 05:50 #

    연애 기대치가 전혀 없어도 재미가 없고, 너무 현실의 연애만 추구해도 흥미가 떨어지고. 알콩달콩을 흉내만 내면 알맹이가 없고. 흉내조차 못 내면 연애하는 기분이 안 나고. 넘 기준이 엄격해도 어울리기 힘들고, 기준이 없으면 휘둘리기 쉽고. 어허허허. 머리로는 알아도 감정적으로는 콘트롤 안 되고... 연애란 게 참 쉬운 게 아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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