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th prescription_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Q님 : 

성실한 알바생으로 마치 직원처럼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3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복학해서 졸업 후 취업
2. 재수해서 원하는 학과 입학
3. 본가로 복귀한 후 무슨 일이든 해서 저축

사실 3번은 돈을 위한 삶이라서 선택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1번이냐 2번이냐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계속해서 생활비는 벌어야 합니다. 제가 버는 돈으로 꾸려가는 살림인데 지인은 제가 밑바닥 인생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더군요. 열심히 사는 사람 기운 빠지게 말이에요.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하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자꾸 기가 꺾입니다. 

저는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두려움이 앞섭니다. 무엇이 정답일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Q님, 엘입니다. 

인생을 이렇게 놓고 보면 총체적 난국입니다. 은수저 물고 태어난다 해도, 누구나 다양한 문제로 가득한 인생을 해결하면서 살아가죠. 은수저 인생이라면 돈 없는 걱정은 조금 덜 할 테고, 돈 있는 걱정은 더 할 테고, 맨입으로 태어난 인생은 돈 없는 걱정이 태반인 게 다를 뿐이죠. 

돈 말고도 인생에서 문젯거리는 많은데, 돈 없는 걱정을 주로 해야 하는 인생이라면 돈 모으기 전에 생각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없는 살림에 돈 모아 부자되는 것보다는 생각을 바꾸는 쪽이 빠르거든요. 

없이 태어났는데 남들처럼 부자되겠다고 결심하면 인생 팍팍해집니다. 돈이 돈을 낳는데, 애초에 내 쓸 돈조차 없다면 돈이라는 건 정말로 힘들게 모이거든요. 어차피 돈은 교환가치인데요, 돈돈돈 하며 살면 끝없는 결핍에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벌고 덜 쓰고. 더 참고 더 모으고. 인내와 근면성실과 희망과 긍정과 노력을 종교처럼 믿어야 하죠. 남들은 돈으로 행복을 교환하는데, 나는 돈을 모으기 위해 행복을 저축해야 합니다. 

이 상황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면, 차라리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더 많이 계발하는 쪽이 빠릅니다. 물론, 생존에 필요한 생활비는 벌어야 하죠. 노후나 사건사고에 대한 예비비도 저축해야 하죠. 하지만, 그것들이 당장 없다고 우울해하기 전에 돈 없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인생의 다른 부분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가치는 어디에서 찾나요? 연구해보세요. 숙제입니다.) 

인생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미칠 듯한 자유와 기회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누가 그러는데, 현재는 선물이라면서. PRESENT. 행복은 내(I)가 선택하는 것이라서 HAPPYNESS 가 아니라 HAPP'I'NESS 라면서요. 다 좋은 말이네요. 나한테 필요한 말이라면, 요런 용기주는 말들도 콜렉션 해놓읍시다. 나를 기 꺾이게 하는 친구나 지인의 말은 나한테 필요한 말이 아니잖아요. 빨리빨리 잊어버리자고요. 

필요한 건 더하고, 필요없는 건 빼세요. 될 만한 건 도전하고, 안 되는 건 빨리 포기해요. 모르는데 미리 겁먹지 말고, 몰라서 용감해지세요. 내 불행을 믿는 만큼, 내 행운도 똑같은 크기로 믿으세요. 모든 일은 잘 안 될 수도 있는데, 또 생각보다 엄청 잘 될 수도 있습니다. 실패해도 좌절해도 기회는 또 옵니다. 반복학습하면 분명히 같은 실수는 줄일 수 있고, 대충 살아도 인생은 굴러가죠. 내 세상이 한 두 번 무너질까요. 저는 살아보니 여러 번 무너지고 또 무너지더라고요. 이젠 내 인생의 지붕이 튼튼한가, 별로 신경 안 씁니다. 무너지면 또 고치면 됩니다. 지금 비 안 새면 그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쓰나미 오면 어쩔 건데요. 그 때 내가 죽을라나 살라나 미리 걱정할 필요 있나요. 누가 날 때리면 나도 맞고만 있지 않겠다는 배포로, 내 몫의 삶을 지킵시다. 

당신의 행복은 당신이 정합니다. 오늘 행복할 수 있다면, 내일 지나고 나서 아쉬워 말자는 얘기죠. 제가 한조각 다크 초코릿에 천국을 맛본다고, 남이 그 행복이 하잘것 없다 말할 수 있나요. 몇개월째 늦잠자다가 어느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에 성공해서 뿌듯해한다고, 남이 그 성공이 보잘것 없다 말할 수 있나요. 몇 년동안 쿨하기만 하던 내 고양이가 딱 하룻밤 팔베개하고 자주었는데, 남이 그 감동이 별것 아니라 말할 수 있나요. 내가 쾌변에 행복해하든, 졸업장에 행복해하든, 로또1등에 행복해하든 그건 당사자가 결정할 바입니다.    

당신이 행복에 대한 가치를 더 많이 발견할수록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감사와 행복의 리스트를 작성해보세요. 행복은 조건이 아닌, 지금 행복해지고자 하는 당신의 선택에서 완성되니까요. 

그리고, 고민들은 물론 행복과는 별개죠. 차근차근 풀어봅시다. 

여기에 Q님의 고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섞여 있잖아요. 이걸 잘게 쪼갭시다. 최대한 작게 작게 미분해버리자고요. 아무리 작은 고민들도 한 데 섞어놓으면 닥터엘이 아니라 닥터엘 할아버지가 와도 못 풀어요. (물론, 울 할아버지들은 다 돌아가셔서 어차피 못 오시지만. 보고싶다, 할부지?) 

쪼갠 다음 리스트업 합니다. 
  
1. 생활비가 떨어지지 않을까
2. 내가 밑바닥 인생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3. 남들이 나를 불쌍하게 볼까 하는 걱정
4. 복학 후 인간관계가 순조로울까
5. 취업은 잘 될까
6. 어떤 선택이 가장 경제효율적일까
7. 내가 내 삶을 살 수 있을만큼 오랫동안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이 모든 고민들은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네요. Q님의 1, 2, 3번이 모두 정답인지 자신이 없다면, 삶의 가치에 대한, 내 행복에 대한 기준이 빠져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여기에 8번을 끼워넣겠습니다. 

8. 내가 정말로 돈이 많고, 시간이 많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면(=현실적인 제한적인 조건들이 해결된다면) 나는 어떤 직업을, 어떤 진로를, 어떤 꿈을 선택할 것인가. 

우선 상상력을 발휘해서, 8번부터 답을 찾아보세요. 

꿈이 뭔가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요.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정보도 중요하죠. 이럴 때는 자신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합시다. 공공서비스 십분 활용하세요. 도서관에서 책과 자료 검색하고 찾아보시고요, 시청각실에서 영화도 보시고요, 무료 박물관이나 전시회 찾아보시고요, 인터넷 검색도 해보시고요, 내가 멋지다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도 보내보시고요, SNS도 활용해보시고요, 낯선 사람에게 말도 걸어보시고요, 학교 상담실과 고용지원센터에서도 상담 받고 무료 교육 프로그램도 알아보시고요, 건강가정지원센터나 위민넷의 멘토링 서비스도 이용해보시고요,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알아보시고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료 상담이나 무료 세미나도 참석해보시고요. 저는 다 활용하여 본 것들인데, Q님도 이런저런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시고요. 

8번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방향성을 설정하였다면, 월 최저생활비를 계산하여 보세요. 그리고, 3달 정도 수입이 없어도 버틸 수 있겠나 계산한 다음,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보다 8번의 방향성에 더 가까운 경험이 될 수 있는 일을 3달 정도 시간을 들여서 충분히 찾아보세요. 직업의 세계는 무척 다양해요. 되도록이면 파트타임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 보람을 느끼는 일, 향후 내 자산이 될 수 있는 일, 재미가 있는 일을 찾아야 좋아요. 그리고, 그 일을 그만두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죠. 그래야, 내가 다음 단계를 준비할 때 또다른 원동력이 되어줄 테니까요.

하루 24시간을 3파트로 쪼개보세요. 8시간은 잘 자고 잘 쉬어야 하고요. 8시간은 일을 통해 사회적인 활동을 하여야 하고요, 8시간은 내 행복을 위해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뒹굴거려야 해요. 무조건 열심히?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치면 나이 들어 멘붕 와요. 미래 걱정은 하되, 현재가 과거가 되었을 때 후회 되지 않을 만큼 누리고 살아야 해요. 돈 덜 드는 방식으로. 왜냐하면, 내 청춘에는 지금 돈이 많지 않으니까. 하지만,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잖아요. 사랑도 그렇죠.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지나고 나면 다 의미있는 선택이었다 싶을 만큼. 돈만 보고 사느라 행복하지 못했다 생각은 안하도록. 

정답만으로 살 수 없어요. 정답 따위 누가 정하나요. 저도 정답 몰라요. 그런데, 나한테 밑바닥 아니냐 걱정했던 그 사람은 돈 없으면 평생 밑바닥처럼 살 사람이에요. 하지만, Q님은 달라요. 돈이 있어도 없어도 행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이 날 지배하고 있나 알아야 합니다. 

제 자리에서 잘 버티는 것도 참 용해요. 훌륭한 일입니다. 생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제 정신 붙들고 사는 것조차 엄청난 기적이고 축복입니다. 분노와 좌절과 우울과 상처의 본질을 알았다면, 그것을 핸들링하는 방법을 연구하면 됩니다. 매번 그놈들이 덤빌 때마다 처음 만난 적수처럼 놀라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미 얼굴 본 녀석들인데. 나와 친해진 녀석들인데. 새삼 놀라지 않아도 되잖아요. 

눈 감으면 우주의 한복판에 있는 나는 너무나 작은 존재입니다. 우주의 크기는 내가 상상하는 만큼의 크기이죠. 그 안에 내 행복을 얼마나 넣을 지는 누구도 상관하지 않아요. Q님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행복해지시기 바래요. 










덧글

  • ranigud 2014/04/28 22:11 #

    사실, 요즘 세태에서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서도... 그놈의 돈이 뭔지...
    제 친구의 경우는 복학해서 졸업 후 학교에서 알선해 준 곳에 취업했다가 다시 다른 곳으로 이직해서 돈을 벌고 2년 두에 재수해서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죠. 근데 그것도 결국 마음에 안 들게 되어서 다시 돈 모아서 편입을 했구요. 생각보다 시간은 많아요.
  • 2014/04/28 23:29 #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길이 되죠. 남들과 똑같은 속도로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고요. ^ㅅ^ 남 신경쓰기 전에 자신의 속도를 알고 자기 속도로 살아도 괜찮으면 좋겠어요. 저는 남들보다 몇 배나 천천히 가는 스타일이라서. 남들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지요. >ㅅ<
  • 라비안로즈 2014/04/29 00:54 #

    보면은... 4년제 잘 나왔는데.. 임고가 싫어서 일부러 교사자격증 안따고 나왔는데.. 어느순간 내가 하는 일이.방문 학습지 선생이더라... 근데 그것도 탑으로 달리다가 그만두고 3년제 간호학과 들어가서 다시 간호사 생활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보고 누가 잘못했다고.. 불행하다고 할까요?
    교사 자격증 따야될때 안딴거일까요? 자격증 딸 학점은.이수했지만 임고에 안붙어서 전전긍긍하느니 지금처럼 지내는것도 괜찮은것 아닐까요 ㅎㅎ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선택한 그 범위안에서 살아가게 되어있기도 해요 ㅎㅎ
    누가 나를 보고 불쌍하다 비판하면 난 그 사람 안만날지도 몰라요. 어느정도 충고는 해 줄순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기를 꺽는건 아닌듯 해요.
    누가 나의 기를 꺽으려 하면... 그냥 일부만 받아들이시는 것도 좋을것 같애요. 너무 신경 안쓰시는게 나을것 같애요 ^^
  • 2014/04/29 14:02 #

    다정한 언니의 말씀. 라비안로즈님 말은 언제나 든든합니다. ^ㅅ^
  • 고지식한 순록 2014/04/29 09:46 #

    감사합니다
  • 2014/04/29 14:08 #

    혹시 큐님이신가요? 지금도 완전 훌륭해요. 저의 어린 시절 자췻방 생각하면 정말 끔찍했답니다. 화장실이 바람 쌩쌩 부는 밖에 있기도 했고, 샤워할 곳이 없어서 부엌에서 씻어야 하는 곳도 있었고요. 건물 불법증축한 곳에 방 얻어 지내기도 했고, 낡은 한옥집 문간방에서 지낸 적도 있고요. 집주인이 돈 없다며 봉투 들고 내 눈 앞에서 도망치는 걸 못 쫒아가서 보증금 떼인 적도 있고요, 낡은 샷시문 하나가 내 방문이어서 칼 든 강도가 든 적도 있고요. 흐미, 얘기하면 막막 드라마 같으니까, 각설하고.

    누가 나한테 뭐라 하든, 날 불쌍하게 본다면 그건 그 사람이 비교비교 전문가라서 그런 거니까. 신경 끄자고요.
  • 2014/04/29 20: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4/30 19:02 #

    위로가 되었다니. 사실 저는 작정하고 위로하는 방법은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의도치 않게 위로가 되었다면. 뭔가 뿌듯뿌듯. 저도 위로를 척척 드릴 수 있는 큰 사람 되고 싶네요. 지금은 잘 안되지만...

    비공개님! 안 좋은 일이 생길 땐. 심호흡을 하시고.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으시고요. 전 갑갑하고 답답할 때 일단 숨을 길게 내쉬어보고... 똑딱똑딱 시간이 가는 걸 기다려봐요. 절 젤 괴롭히는 건 조바심인데, 어차피 내가 바둥거려도 안 되는 건 안 되거든요. 그리고, 내 안에서 답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죠. 몸을 돌보는 것도 좋은 듯 해요. 삐걱거리는 내 몸을 이리저리 스트레칭 해보면, 시간도 슝슝 가고, 순환도 잘 되고, 일석이조. 비공개님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보면서 힘든 시기 이겨내시길 빕니다.
  • 행복한맑음 2014/04/29 14:42 #

    '돈 벌 수 있는 사람, 돈 벌 수 없는 사람'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122958437 이 책을 안봐도 링크된 기사에 내용이 다 나와있네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해서, 그 업계 최고에게 능력을 인정받거나 독립해서 사업체 차리기. 저도 꽤 고소득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과를 졸업했지만 자격증 안따고 지금까지 다른 업계에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돈은 많이 벌지 못합니다만... 이제서야 이 업계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겠구나 하는 건 알 수 있을 정도는 되었네요. 힘내시고, 엘님 처방전대로 어떤 꿈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세요!
  • 2014/04/29 14:12 #

    저는 아직 돈 많이 버는 방법을 몰라서. 어떻게 하면 부자된다, 라는 건 못 가르쳐주지만. 자신이 납득하는 일을 하면서 나름 만족하면서 살 수도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어찌 보면 전 회사 다닐 때보다 불안정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죠. 피곤에 찌들어서 세상이 원래 그래, 라면서 세상을 탓하지 않고 다르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네... 라고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까.

    물론, 지금에 완전히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되도록 덜 조바심 내면서. 어떻게 하면 다른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이 미칠듯한 시간들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들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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