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th prescription_제가 뭘 잘못했길래 속이고 상처주는 남자만 만나게 될까요.

R님 : 

제 남친들은 바람을 피거나, 감정이 식었다며 짜증내며 떠나거나, 내 친구와 잠자리를 하거나, 양다리거나, 여친이 있는 걸 숨기고 절 만나기도 했죠. 날 사랑한다 말하고 저 또한 사랑받는다 느꼈었는데, 결국 상처만 받고 끝난 적이 많아요. 

왜 저만 이런 남자들이 꼬일까요. 그동안 정말 착하게 반듯하게만 살아왔는데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누군가를 만나면서도 이 남자는 날 속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죠. 외롭기는 하지만 연애를 쉬어볼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R님, 엘입니다. 

뭘 잘못해서 불행과 불운이 닥친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권선징악, 고진감래, 인과응보, 이런 고사성어에서 졸업할 때도 되었잖아요. 내가 아무 잘못하지 않아도 세상엔 불량연애인이 많으니까, 당연히 불량연애도 넘치죠. 경험이 없다면, 몰랐다면, 고스란히 당하기도 하죠. 뭐, 어쩌겠어요. 교통사고 전에 내가 교통사고 당할 거라 알고 당할까요. 우리의 최선은 고작 안전벨트 챙기고 내가 그런 것처럼 남들도 교통질서 잘 지켜주길 바라는 일 뿐이죠. 

연애생태계에서 포식자 남성(때로는 여성도)이 있다는 걸 이제는 잘 알아두도록 해요. 아이템 컬렉션하듯 이성을 만나는 연애인들은 아직도 많고 많아요. 사랑한다는 말과 촉촉한 눈빛에는 언제나 순간의 진심만 담긴다는 것도 마음에 새겨요. 겉으로는 일대 일의 연애관계를 지향하는 로맨티스트인 척 하면서 실제로는 그런 순정 따위 믿지 않는 가짜 MR.RIGHT(때로는 가짜 MISS RIGHT)도 많죠. 시작할 땐 자신도 알콩달콩 하려고 했는데,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보니 자신에게 그런 능력 따위 없다는 걸 깨닫고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어요. 

많은 연애인들이 준법연애인 못 됩니다.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고, 욕심 내고, 상처 주고, 죄책감도 없죠. 정치인들만 봐도 진심으로 머리 숙이는 일조차 못하는 감정장애인들이 넘치잖아요. 일반인들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연애에 지쳤나요. 남자에 지쳤나요. 외로움에 지쳤나요. 

그동안 참 수고하셨어요. 이제는 자신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도록 합시다. 마음에 새 살이 차오를 때까지, 나 자신과 데이트 하는 셀프 데이트 하세요. 맞는지 틀린지 아닌지 다른지 알 수 없는 아무나 하고 만나기 전에, 내가 정말로 잘 알고 신뢰할 수 있는 나 자신과 데이트 하세요. 그러면 외롭지 않아요. 의심하는 스트레스도 없어요. 자신이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발견하세요. 내 행복을 타인과의 관계에만 의존하면 내 감정의 호수에는 바람 잘 날 없어요. 

솔직히 말해서, 셀프 데이트 할 수 없는 사람은 연애할 자격도 없습니다.    

R님. 

연애는 내 삶의 일부를 타인과 나누고 누리는 인생의 찰나입니다. 내 귀한 인생을 누구와 나눌 것인가. 그 자격과 기준을 정하는 건, 연애처세서나 어른들 말씀이나 내 친구들이 아니죠. 초콜릿 상자 안에서 랜덤하게 고른 초콜릿이 완전 딱 내 취향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상자 안의 모든 초콜릿에 쓰디쓴 독약이 들어있다면 어떨까요. 상자 자체가 절대로 내 취향 아닌 브랜드의 초콜릿이었다면 어떡하죠. 알고 보니 내가 초콜릿이 아니라 화과자를 더 좋아하는 입맛이었다면 그 땐 어떻게 하나요. 상자 안의 초콜릿을 탓하기 전에, 내가 초콜릿이 아닌 커피나 코코아나 와플이나 티라미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맛있는 초콜릿을 원한다면, 브랜드 검색도 하시고요, 생초콜릿도 먹어 보시고요, 내가 밀크 초콜릿을 좋아하는지 다크 초콜릿을 좋아하는지도 테스트 해보시고요, 개인 쇼콜라티에 샵에서 사야 하는지, 공산품이라도 내 입맛에 맞는 브랜드가 있는지도 찾아보셔야죠. 그동안 초콜릿을 몰라서 항상 꽝만 골랐다면, 울고 있을 시간에 초콜릿에 대해서 더 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예 당분간 초콜릿을 끊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아야죠. 

남들 연애는 다 행복해보이죠? 우리 미니홈피, 블로그, 카스, 페북하면서 가식월드의 피곤함에 대해서 충분히 진저리 치지 않았나요? 실제로는 안 행복해도 안 예뻐도 사진 속의 우리들은 정말로 행복해보이고 예뻐보여요. 비교비교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아요. 우리가 남들의 행복 코스프레에 손쉽게 세뇌 당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잖아요. 

R님. 

저도 꽝을 뽑고 쓰러질 때는 세상 모든 남자들을 욕했어요. 꽝을 고른 나를 탓했죠. 꽝이 아니더라도 헤어질 땐 다 헤어져요. 정말 행복했는데 알고 보니 꽝인 걸 알게 되면 물론 더 허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 아무도 없는 무인도로 들어갈 순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 만나면서 관계를 쌓으면서 살 거라면. 잠시 쉬시고. 푹 쉬시고. 정말로 괜찮은 풀로 들어가서. 정말로 괜찮은 인연을 찾아서. 덥썩 붙잡자고요. 

상대를 신뢰하기 전에 홀딱 맘 주지 마시고요. 사랑한단 말에 홀랑 불타지 마시고요. 너무 빠른 것도 좋지 않죠.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사랑만 하세요. 아직은 어린 청춘, 새로운 인연은 계속 와요. 천천히 가세요.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발라 2014/04/29 15:51 #

    그런데 뽑기라는게 사실 꽝이 확실히 몇백배 이상 많지 않나요?
  • 2014/04/29 16:32 #

    네. 흙흙흙. 앞으로는 덕을 쌓아서 내세에는... 꼭... 좋은 결과를....
  • 2014/04/29 19:26 #

    꼭 제 이야기 같네요 ㅜ.ㅠ
    넓고넓은 세상에서 오만가지 거지같은 놈들만 골라서 만나고 힘들었던끝에
    연애 끊고 남자를 거대 석고상이나 돌하루방마냥 여기며 마이웨이~~ 한지 한 10년 됩니다.
    그런데 연애 안 하고 있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 제일 마음 편하고 편안하고 좋아요.
    그 긴 시간 혼자 지내면서 스스로 '아, 나는 누군가와 함께하면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구나.
    나는 나 혼자 잘 사는게 더 좋고 나한테도 맞는 1인형 사람이구나' 하는것도 깨달았구요.
    덕분에 지나가는 소리로 결혼의 ㄱ글자만 들어도 펄펄 날뛰는 독신주의자가 된건 별개로.... -ㅂ-
  • 2014/04/30 18:50 #

    저도 어렸을 때는. 왜 연애 안 해? 왜 결혼 안 해? 왜 데이트 안 해? 왜 애기 안 낳아? 라는 말을 잘도 묻고 다니는 무신경한 사람이었답니다. 사람이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것은 누구도 대신 정해줄 수 없습니다. 연애를 끊어서 행복하다면, 그것이 나의 정답이지요.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도, 결혼이 싫어서 안 한 사람, 결혼하고 싶은데 못한 사람,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 결혼보다 다른 방식의 동거를 지향하는 사람, 결혼하지 않는 비혼주의자인 사람, 독신주의자인 사람, 독신주의는 아니지만, 남들 같은 결혼은 싫은 사람... 여러 종류가 있는 게 정상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살면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지금은 별 생각이 없어진 사람... 이 되었네요. 귀.. 귀찮아요,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당장 필요한 선택이 아니니까, 별로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달까요.

    누가 나한테 결혼 어쩌고 물어보면. 그래서 넌 결혼해서 막막 죽도록 행복하고 그러냐고 되물어봐주세요. 우후후후후.
  • moe 2014/04/29 19:59 #

    그쵸 연애에 지쳤다면 잠시 쉬는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내 자신을 살찌우는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14/04/30 18:51 #

    덧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 2014/04/30 10: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30 18: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wind 2014/04/30 19:28 #

    ㅎㅎ 제 미술관 셀프데이트 경험을 를 정말 긍정적이고 그렇게 낭만적으로 상상하시다니. 재미있네요 ㅎㅎ

    텍스트는 제가 책벌레가 아니라서 한 권의 책을 두고 내가 감동받은 것을 함께 나누려고하거나 감동받았다던 걸 장단 맞춰주려고 한 특별한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말 한마디에도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이 다른 것처럼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다만 텍스트라면 일단 읽어야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감동을 나누기 어렵고 내가 읽어서 감동을 받았다해도 읽은 시기가 먼 과거라면 감동받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 수 있겠네요. 그러나 서로의 생각 차이를 확인하면서 서로의 시야를 넓혀줄 수있다는 점은 함께 읽었을 때 분명한 장점이죠.

    영화는 데이트용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로 구분한다라. 뭔가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 연애경험이 없어서 뭔지 모르겠네요. ㅠ
  • 2014/04/30 19:34 #

    아. 텍스트라고 한 건...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전반적으로 소비의 대상이 되는 컨텐츠를 말한 것. ^ㅅ^ 저는 주로 감상이 비껴가는 게 아쉬울 때가 둘이 똑같이 영화 보고 나왔는데, 나는 완전 신나고 상대는 이해를 못해서 무덤덤.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서요. 심지어 나는 이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찾아봐야지~ 라고 기분 업업 됐는데, 상대는 '왜 여자가 바람을 펴요?' 라며 불쾌해하며 울상. 영화 주제가 그게 아닌데. ㅠㅅㅠ 막막 나는 할말 없고.

    사실 제가 최근 책은 별로 안 읽어서. 책 권하지도 않구. 내가 쓴 책 좀 사서 봐! 이북은 싸거든! 라고는 하지만. 후후후후.

    전 데이트용 영화는 대중적인 영화를 보고요. 킬링타임용. 블록버스터나 액션 같은. 유명 헐리웃 스타들 나오는 영화. 아님 공포영화. 꺅 자기야 무서워, 할 수 있는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묵직한 드라마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나 마이너한 영화도 즐겨 보고요. ^ㅅ^ 나만 아는 개그 코드 나오는 일본 영화도 좋아하고. 뭐, 그렇습니다요.

  • wind 2014/04/30 20:10 #

    아핫핫; 텍스트가 그런 의미로도 쓰이는군요. 전 직역해서 책인줄 알았네요!ㅎㅎ 경제학? 사회학용어?인가 싶기도 하고ㅎ

    영화를 보고나서는 분명 각자가 사고방식과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영화내용에 대해 이해를 못할 수도 있고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해안된 부분은 메꿔줘 감동을 느끼게끔 도와줄 수있겠고 다르게 받아들임을 전제하지만 대화를 통해 분명 같은 생각과 감정을 느낀 부분을 찾아간다면 서로의 대화가 단절될 위기는 피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ㅎㅎ

    엘님이 제시한 데이트용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의 기준은 칼로 무베듯이 명확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가 많이 알고 있고 친밀감을 돋구어 줄 수 있는 영화(공포영화, 대중영화 혹은 서로의 공통된 관심사<이건 제 생각! ^^)이냐 아니냐가 아닐까싶네요. ^^
  • 2014/05/01 00:28 #

    텍스트/컨텍스트의 텍스트였어요 >ㅅ<

    그리고, 영화 보고 상대가 이해조차 못하는 상황이면. 대화, 를 하기 위해 내가 설명해야 할 것들이 넘 많으니까, 귀찮~ 아서. 허허허허허. 혼자 보면 혼자 만족만족. 귀찮은 일도 없구. 결국, 취향 맞는 친구를 못 찾았다는 얘기네요. 그럼에도 얼마 전 본 [수상한 그녀]는 여러 친구들과 봐도 참 재밌고 쉽고 좋았다능. 누가 봐도 즐거운 영화가 흔치 않다는 게 함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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