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th prescription_한번 거절당한 적 있지만, 저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 같아요.

C님 : 

오랜 동창으로 친구로 지냈는데, 제대 후 만나니 여자로 느껴지더라구요. 감정을 부정해보려 했지만 결국 고백했고, 거절의 답을 들었어요. 이유는 조목조목 타당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친구사이를 유지했죠. 

얼마 전, 그녀가 남친과의 이별 후 너무나 힘들어했고, 저는 키다리아저씨처럼 그녀의 곁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다시 고백해도 될 것 같은데, 주변에서는 안된다며 말립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남자로 어필할 수 있을까요. 오랜 친구에서 연인으로, 가능할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C님, 엘입니다. 

오랜 지인에서 연인으로 환골탈태. 물론 가능은 하죠 .하지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새삼스럽게 매력적인 이성으로 인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연인이 되고 싶다면,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엉성한 의지로는 절대 안 되겠죠. 

그동안 두 사람의 역사가 얼마나 긴가요. 그녀의 입장에서 C님은 매력적인, 갖고 싶은, 욕심나는 그런 사람일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늘 곁에 있고 편안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밥사주고 술사주고 푸념 들어주죠. 그녀는 남들에겐 절대 못 꺼낼 것 같은 속내도 나에게만큼은 다 털어놓죠. 그런데, 그런 인간관계 활동이 그녀가 나를 단 한 사람뿐인 이성으로 느낀다는 증거일까요. 편하니까, 만나면 자신에게 베너핏이 생기니까, 다른 인간관계보다 익숙하니까 당신을 만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시선이 그녀만을 향해 있었다면, 이제는 자신을 향해 객관적인 관찰을 시작해보세요. 
 
그녀가 연애상대를 선택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까지의 데이터와 함께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그녀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이성'의 바운더리를 잡으세요. 

그리고, 당장 팬클럽 활동을 일정 기간 동안 멈추세요. 

그런 다음에는 변신을 하셔야 해요. 저에게도 편안하고 좋은 사이이며 오랜 시간 동안 이성적 호감을 어필해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저는 그들을 선택할 근거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무엇이 나와 그 사람들 사이를 막고 있었던 걸까요. 그들은 내가 NO라는 대답을 하지 못할 만큼 늘 안전거리만을 지키려고 했어요.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하며 내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생각하고 해결해주려고 했어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나에게 부담없는 선물을 하려고 호시탐탐 타이밍을 노렸어요. 

다시 말해, 그에게 중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니었어요.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도 돌보지도 않는 사람이, 정말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정체성을 숨기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의 내면에 무엇이 들어있을 지 어떻게 신뢰할 수 있죠.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이 있는데, 어떻게 해서든 남에게 잘 보이려고만 애쓰는 사람이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나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짝사랑은 자신을 사랑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감정소비의 게임입니다. 

주변에서 당신을 설득할 논거없이 고백을 그저 말리고 있다면, 그들 또한 당신이 진실을 마주보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서 책임감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주저하면서라도 당신을 말리는 사람들은 그나마 당신의 진짜 친구들이에요. 

팬클럽 활동을 쉬고 난 다음에도. 내가 그녀와 연인이 되어서 어떤 연애를 할 수 있겠다는 비젼이 생긴다면, 그 때는 프로포즈하세요. 지금보다 더 열심히 널 위해 봉사할게, 라는 프로포즈라면 어떤 대답을 들어도 궁극적으로는 100% 실패겠죠. 나라는 인간이 아니라 베너핏을 선택해 달라는 딜이니까요. 

진짜 인연은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고 즐거울 수 있어요. 공원만 걸어도 더운 여름날 나무 아래 그늘에만 앉아도 행복하죠. 

C님. 

자신이 못견디게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몇가지나 있나요. 답이 생기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4/09/11 06: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11 15:51 #

    셀프 데이트 해보시고 즐겁다면. 그 때는 자신의 데이트에 그 지인을 초대할 수 있죠. 어떤 연애를 할 수 있나, 먼저 답을 생각해보세요. ^ㅅ^ 지인을 짝사랑하는 게 뭐 어때요. 하지만, 연인이 되려면 내가 그 연애를 감당할 수 있나 체크해보는 게 관건이겠죠.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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