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2nd prescription_오래 된 연인에게 미안하지만, 이별을 선택하려 합니다.

I님 :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긴 듣곤 했지만, 우린 서로를 인정하고 잘 지내왔습니다. 연애가 오래 지속되며 우린 나이를 먹었고, 청춘의 대부분을 시험준비를 하며 바쁘게 보내왔어요. 주변이 보통스런 인생의 진도를 나가게 될 때, 우리는 초조했고 불안했습니다. 서로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게 바로 나라며, 위로받기만 원했던 적도 있죠. 

상황이 나빠지며 저는 깨달았어요. 내 인생을 책임지는 사람은 오로지 나. 세상에서 끝까지 믿을 수 있는 건 바로 나. 가족이나 친구, 연인에게 기대고 의지했던 마음을 깨끗이 접었어요. 나도 힘든데 오히려 제 발목을 잡는 연은 끊어야한다 생각했죠.   

저는 가까스로 삶의 균형을 잡고 미래를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갑니다. 포기하니 실망할 일이 없지만, 고독하고 외롭죠. 전 연애하며 행복하고 싶은데, 저보다 더 힘들어하는 상대를 붙잡아주는 일에 지쳤어요. 주변에서 의지할 수 있는 연인이나 배우자를 만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왜 나만 그런 평범한 관계를 꿈꿀 수 없을까 싶어요.

너무 오래된 연애. 하지만, 전 행복하지 않아요. 그래서, 전 이별을 선택하려 합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I님, 엘입니다. 

이젠 이별이라고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결심해도, 관계는 무너집니다. I님이 말을 꺼내거나 말거나, 이별은 이미 현재진행형이죠. 하지만,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한쪽만 행복한 연애는 없습니다. 그 말은 곧 한쪽만 불행한 연애도 없다는 얘기랍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상대도 당연히 행복하지 않아요. 연애하며 균형이 무너지는 일은 얼마든지 닥칩니다. 그 때마다 두 손을 잡고 문제거리들을 하나씩 뛰어넘을 수 있다면, 인간적 성숙과 삶의 에너지를 함께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언제까지나 인생의 무게에 붙잡혀 살기를 선택하면, 연애 또한 고통의 바다일 뿐입니다. 

똑같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일상의 행복을 누리죠. 돈 한 푼 없으면서도 어찌 저리 웃을 수 있나 싶은 사람들도 있고요. 저렇게 가진 게 많은 데도 얼굴에 욕심 덕지덕지 붙이며 못난 선택만 하는 사람도 있어요. 가진 돈 몽땅 털어 호기롭게 여행 떠나는 사람도 있고요, 분명히 통장에 돈이 있지만 이게 석달치 월세라며 꼼짝도 못하는 사람이 있죠. 끊임없이 자신의 조건과 연봉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친구들이 잘 살아도 자신의 것에 만족하며 당당한 사람도 있어요. 

조건이 행복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삶의 지향이 다르면, 행복할 수 있는 일상도 우울하고 기운없어져요. 당장의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정신승리라도 해야 하잖아요. 가진 것 없다고 비웃는 사람은 멍청한 사람이죠.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불행이 그 사람만 피해갈까요. 현실이 나를 짓누를 땐 오늘의 행복만이라도 쟁취해야 제대로 사는 것 아닌가요. 탈출도 회피도 무시도 안 된다면, 눈 감고 명상하며 마음 다스릴 줄 아는 센스라도 있어야, 피곤한 인생 그나마 숨쉬며 살죠.  

인간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 내가 불안한 걸 이기려 열심히 웃고 사는데,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내 발목 잡으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무릎 꺾입니다. 자꾸만 불행이 닥칠 때, 작은 기쁨도 세상 다 덮을 만큼 크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이어야 해요. 삶은 세상 사람 다 아니라고 해도 내 사람이 한번 웃어주면 그걸로 다 괜찮아요. 하지만, 나와 불행을 경쟁하려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누구보다 더 멀리 세상 끝까지 도망쳐야 할 대상입니다. 

I님. 

마음 단단히 먹고. 자신을 위해서. 새로운 기회를 주도록 해요. I님은 너무 오랜 세월 그에게 사랑할 기회를 주었어요. 이제는 자신만을 위해 행복을 꿈꾸어도 되어요. 미안한 마음에 이별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I님에게는 누가 새로운 인연을 선물하죠? 

대신 그에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주세요. 이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수 있어요. 구구절절할 필요도 솔직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이제는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세요. 너와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있는 시간이 더욱 즐겁고 소중하다 하세요. 너에게도 더 좋은 인연이 찾아올 거라 하세요. 단호하게 이야기하세요. 그동안 쌓아놓았던 것 쏟지 마세요. 오랜 시간 만나온 연인이니, 그 정도 배려는 해줘야죠. 사랑했고, 감사했다 하세요. 그가 이별을 받아들일 때까지 충분히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I님. 

저 역시 오랜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한 사람으로서. 이별을 통보하는 사람의 매너는 아주 중요하다 생각해요. 상처주지 않는 이별 선언은 없어요. 하지만, 상처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죠.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서 이별을 하시고, 더욱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4/08/08 13:3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8 13: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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