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9th prescription_술에 의지해 외로움을 보상받고 싶어하지만, 늘 더 상처받죠.

P님 : 

저는 대인공포가 있습니다. 상담도 받고 책도 읽고 감사일기도 쓰며 노력하는데, 최근 많이 무너지는 듯 해요. 이런 고민이 있다보니, 술을 마시고 남자를 만나며 제 외로움을 보상 받아왔어요. 

술을 마시면 실수하고 필름도 끊기죠. 후회하지만 또 술을 마시게 되고, 또 사건사고가 생기는 일의 반복입니다. 술에 취해 원나잇을 하고 상대와 헤어질 때, 깊은 허무감과 함께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정신을 차려야겠단 생각이 드는데, 제가 의지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P님, 엘입니다. 

그래요. 술이에요. 범인은 술. 술이 모든 원흉이었던 거예요. 술이 없었다면 당신의 불안, 외로움, 허무감도 모두모두 다른 일로 풀었겠죠. 좀더 도전할 수 있었고, 좀더 노력할 수 있었어요. 술이 웬수죠. 술이 문제죠. 술이야말로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마땅해요. 하필이면 가격도 싸고. 하필이면 손 닿는데 있고. 하필이면 모두가 좋아하는 술. 처음에는 위로하는 척 다가와서 결국 날 할퀴고 사라지는 술. 시작할 땐 웃으면서 져주는 척 하다가, 끝날 땐 잔인하게 날 비웃는 술. 나를 칭찬하고 치켜세우고 다정하게 안아주면서, 결국 나몰라라 낯선 얼굴로 돌아서는 술. 

술. 술. 술. 

P님. 

자책은 금물. 당신이 잘못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술을 마실 때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누구라도 술 마시면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됩니다. 술의 기능은 뇌의 일부를 마비시키면서 일어나는데, 그로 인해서 감정이 흔들리고 판단력이 흔들리고 인지능력이 흔들리고 본능과 무의식이 올라와서 춤추게 되죠. 술을 일단 마신 순간부터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매번 지는 게임이라고 이미 정해져 있잖아요. 

술을 마신 여자를 쉽게 이용하는 건, 사냥꾼 학습을 끝낸 남자들의 흔한 선택. 그들은 술에 취한 여자는 존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배웠죠. 그래서, 죄책감없이 당신을 죄책감 속에 빠뜨리곤 한답니다. 분명 잘못한 건 그들인데, P님만 자신을 나몰라라 던져놓고 후회하고 고통받아요. 

당신의 유일한 선택은, 이제부터 술을 안 마시는 일. 하지만, 그걸 어떻게 멈추죠?

생각해봐요. 술을 혼자서 어떻게 이겨요. 술은 어디에나 있고, 당신은 술을 소비할 경제력이 있는데. 손목을 자를 수도 없고, 발목을 자를 수도 없는데, 어떻게 술을 마시려는 당신을 막냐고요. 

술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생길 때 비로소 치료가 필요한 때라고 인식하게 되죠. 술만 안 마시면 괜찮은가. 아니죠. 이미 당신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술을 마실 때 생긴 사건사고로 인해 매번 새로운 상처를 쌓고 있어요. 그래요. 인정하세요. 중독 치료를 시작해야 할 때예요.

닥터엘 연애상담소는, 중독 치료는 중독치료 센터에서 받으라고 권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중독 치료는 담당자가 필요하거든요. 혹은 주치의. 혹은 파트너십. 혹은 동료들이 필요해요. 중독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행동이 교정되어야 해요. 그런데, 행동 교정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기간이 필요하거든요. 의지? 결단? 노력? 후회? 그런 것으로는 행동 교정을 하긴 힘들어요. 중독은, 뇌의 특정 부위를 고정시킨 신경체계를 끊어내면서 치료되는데, 그게 어떻게 혼자서 되겠나요. 당연히 내 의지를 일으킬 결제가 필요하고,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죠. 

물론, 특정 중독을 혼자서 뚝! 하고 끊는 사람도 물론 있어요. 담배를 끊는다든가. 게임을 끊는다든가. 다욧에 성공한다든가. 하지만, 이게 쉬운 일일까요? 어떤 사람한텐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한텐 죽도록 안 되는 게 중독의 정체입니다.      

그러니까, 가까운 정신보건센터 가셔서 상담 받으시고, 중독 치료 센터 안내 받으세요. 유료로 알아보셔도 되고요.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런 곳을 이용하시는 게, 우리가 낸 세금 유용하게 쓰는 지름길이에요. 

P님. 

알콜중독과는 별개로. 

대인공포가 있다면, 심리치료가 필요하죠. 원인을 찾고, 그걸 해결하고. 자기애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여 보고. 여러 번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그러다 보면, 점점 결단하고 결심하는 일에도 맷집이 붙어서, 실행력 지수가 올라가고 상담사를 찾지 않아도 성공하는 일이 늘어나요. 인간관계도 자기애 실천도, 연습이고, 관찰이고, 학습이고,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없던 걸 새로 구축하거나, 있던 걸 없애는 것. 어느 쪽이라도 혼자서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상담사들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혼자서는 안 되는 걸, 되게 만들어주는 게 상담사의 역할이잖아요. 

P님이 만약 혼자서 꼬물꼬물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다 저를 찾아오셨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정기적인 상담을 받게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이라도 좋아요. 분명히 비용과 방법면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파트너십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저 역시 혼자서는 안 되는 수많은 과제들을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하며, 힘을 빌려서 이루어내곤 하거든요. 혼자는 힘든 걸 저도 넘 잘 알아요.  

P님. 

자신 안의 힘을 믿어보세요.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시기 바래요. 









덧글

  • 2014/09/15 04:3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17 23:24 #

    모든 구원은 셀프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도, 비공개님의 의지였죠. 어떤 의사도 어떤 상담사도, 물가로 데려갈 뿐, 물을 마시도록 종용할 수는 없잖아요. ^^ 정말 뛰어난 상담사는 물이 있는 곳의 지도를 get 하는 방법도 있다, 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변화의 동기부여와 의지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 2014/09/16 00: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17 23:26 #

    저까지도 기운내게 하는 덧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술은 참 편리한 도구죠. 하지만, 결국에는 나를 망치고 잡아먹어요. 운동! 너무 좋죠. 저도 꾸준히 하려고 하는데, 참 쉽지 않네요. 계속 다르게 시도해보고 습관도 만들려고 해보고, 저도 고민이 많아요.

    습관으로 만든 좋은 운동방법 있으시면 공유해주세요. ^ㅅ^
  • 2014/09/18 00:1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9/18 17:47 #

    저도 걷는 게 좋아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종아리 굵어지는 건 슬픕니다. 종아리는 스트레칭과 마사지가 없으면 완전 관리가 힘드네요. 원래 잘 붓는 체질이라. ㅠㅁㅠ 걷는 것도 분명 좋은 운동일 거예요. 그쵸? ^ㅅ^
  • 2014/09/16 00: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17 23:28 #

    기운 딸려서 못하게 되기 전에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ㅅ^ 저 아는 분은 담배 중독인데, 몸이 너무 쇠약해져서 호흡까지 힘들게 되니까 담배를 끊으시더라고요. 이대로 피다가 죽겠다 싶으니까, 살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가기 전에 좋은 금연 프로그램을 만났다면 더 좋았겠죠.

    저도 밤마다 먹고 자는 습관에 중독된 것 같은데. 벗어나고 싶네요. 동기부여가 더 절박하게 필요한 것 같아요. ㅠㅁㅠ
  • 2015/01/02 11:4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02 15: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