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7th prescription_주변의 고백을 두 개나 거절하고 나니 제가 어장관리녀인지 고민입니다

H님 : 

저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다정하게 챙겨주는 선배가 있었는데, 저에게 고백을 하길래 저는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뒤 조금 어색하지만 지나치면 인사 정도는 하고 있죠. 그러다, 또 다른 선배가 저에게 고백을 하더군요. 전 이번에도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요.

제 고민은 이겁니다. 

선배들이 왜 절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의 아니게 어장관리를 한 건가? 하는 걱정이 들어요. 전 주변 사람들에게 애교도 많고 붙임성도 좋다는 얘길 듣고 예쁨 받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가 어장관리하려고 의도한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제가 선배들에게 친구들 대하듯 친근하게 대화하는 게 혹시 오해를 사는 행동인가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H님, 엘입니다. 

지금이 청춘이라는 걸 아셨다면 즐기시면 됩니다. 내가 주변의 애정과 관심을 받는 입장에 있다면, 행복해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고백을 받을 때도 있죠. 정중히 거절하는 일에도 이력이 붙어요. 걱정마시고, 지금까지 사시던 대로 사시면 됩니다. 

사람들은 말하겠죠. 니가 오해 사게 행동한 것 아니니? 하지만, 그 말은 연애시장이 짐작과 추리로 작동한다 믿는 꼬꼬마 연애인들의 발상에서 나온 말이랍니다. 뭘 오해해요? 어떻게 오해해요? 아니, 왜 안 물어봐? 왜 표현을 안해? 왜 숨겨진 의도가 있다 믿어? 뭐가 문제라서? 왜 그렇게 복잡하게들 살아요? 

정리해보죠. 

다정한 말과 행동 -> 숨겨진 연애심의 발로 -> 쟤가 날 좋아하는 게 틀림없으니 나도 좋아한다 고백해야지 -> 사귀자, 고백 -> 정중한 거절 -> 날 갖고 논 거냐, 쟤 어장관리녀냐 

위 생각연쇄의 흐름을 보세요. 말이 돼요? 이해 돼요? 논리적이에요? 

다정한 말과 행동은 그냥 다정과 친절과 호의와 배려일 뿐입니다. 인간애로 저러는지 우정으로 저러는지 그냥 모든 사람들에게 저러는지 어떻게 알아요. 애교와 붙임성과 귀여움은 사실 타고나는 거라 (물론 노력으로 획득되기도 하지만) 성격적인 특징을 일부러 레벨 조절하기도 힘들잖아요. H님은 살던 대로 사시면 되고요. 어떤 사람들은 H님의 성격적 특징을 오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오해하지 않고 그냥 H님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 만약,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라 하면 되고요. 오해 안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전처럼 편하게 지내면 되죠.

어장관리의 의도가 있었다면 몰라도, 내가 몇 명한테 고백 받고 거절했다고 왜 다수에게 욕 먹어야 하죠. H님은 아무 잘못 없어요. 신경 끄세요. 캠퍼스에서는 흔히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일 뿐입니다. 희망고문한 것도 아니고, 딱 잘라 거절하였는데 뭘 걱정하십니까. 

저는 요즘 정말 걱정이 많이 된답니다. 

연애가 마음만으로도 가능했던 20세기는 이미 옛날이 되었죠. 이제는 연애가 소수만이 누리는 특수한 인간관계가 되어갑니다. 사실 연애는 조건과 스펙을 획득하는 게임이 아닌데도, 인간관계조차 자본요소로 치환되는 불우한 시대를 사는 당신들에게 남친과 여친은 전설 속의 동물이라죠. 아빠, 생일선물로 여친 주세요. 뭐야, 차라리 용을 달라 해라. 응?

왜 그래야 할까요. 왜 연애를 열망해야 하고, 왜 실패와 좌절을 걱정해야 하고, 꿈꾸는 이상이 되어야 할까요. 연애뿐입니까. 친구도 그렇죠. 친구를 사귀는 일도 두렵고, 어렵고, 복잡하고, 비용이 걱정되는 관계가 되어갑니다. 인간관계가 왜 비용과 능력으로 계산되어야 하나요. 정말 이래야 하나요? 이럴 수 밖에 없나요? 

내가 연애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 개인의 문제인가요? 여자들이 문제인가요? 어장관리가 문제인가요? 남자들이 문제인가요? 시스템의 문제인가요? 사고방식의 차이 때문인가요? 연애는 원래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인가요?

사람과 사람은 그저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만남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지만, 한계를 만든 건 우리 자신이죠.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 다들 생각해보는 시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H님, 걱정 말고 살던 대로 즐겁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시기 바래요. 








덧글

  • 2014/11/05 21: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1/07 15:50 #

    오구오구 반가워욤!!!!!!!! 비공개님은 잘 지내시나요! 상담이 이제 메인 잡이 되어서 꾸준히 안 하면 밥 못 먹긔 ㅎㅎㅎㅎ 요즘 젊은 친구들이 넘넘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들을 신경쓰고. 나대로 살아도 되는뎅. ㅠㅅㅠ 저도 뭐 어렸을 땐 뭘 해도 이게 맞나 혹시 내가 틀린 게 아닌가 걱정이 많았는데, 나이 들고 보니 고민하면서 살아야 내 답도 찾고 그런 것 같아요. 우흐흐흐. 저도 덧글 감사해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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