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3rd prescription_돈돈돈 하던 그녀가 떠났고, 전 복수하고 싶어졌어요

X님 : 

받기 보다 늘 주는 사랑으로 오래 만나왔는데, 그녀가 최근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가 왜 더 좋은 직장에 더 많은 연봉을 받지 못하는지 타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소박한 제 삶에 만족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불행할 거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돈에 불평불만이던 그녀는 제 곁을 떠났고 곧 조건 좋은 남자와 과시적인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제 사랑이 아깝고 화가 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되네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X님, 엘입니다. 

물질에 연연하는 사람과 헤어지셨다면 정말로 축하할 일입니다상승혼은 신분상승, 계층상승의 주요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상승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기만 할까요. 목적적으로 연애하고 결혼하여 결국 조건에 배신당하지 않기가 어디 쉽겠습니까.내가 계산하면 상대 또한 계산하는 상대일 게 뻔한데요. 안 그래요? 

 

만약 그동안 쏟은 사랑이 아깝고 화가 난다면 방법은 있습니다. 연애기간 동안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주었던 모든 선물의 리스트를 작성하여 보세요. 그리고, 문자나 이메일로 리스트를 보내서 언제까지 택배로 전부 보내라고 하세요. 내가 순정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는 상대에게 줄만한 선물들은 아니었다 하세요. 조건 좋은 상대에게 새로 다 받으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내 사랑 빈틈없이 챙겨옵시다


그러면 조금은 후련해질 거예요.


X님, 이별 후 상대를 미워하거나 저주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은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이므로, 죄책감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원치 않았는데 관계가 깨어진 뒤, 담담하고 멀쩡한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로 있기 위해 상대보다 더 애쓰고 노력하였다면 더욱 마음이 힘들죠. 그동안 '우리'를 우선하느라 돌보지 못한 '나'가 뒤늦게 아우성을 치기 시작하거든요.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부모가 되든,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존재가 나 자신이죠. 그런데, 대부분 관계에서의 역할에 충실하느라,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내려버리는 잘못을 하고야 말죠. 


늦게라도 자신 안의 아우성이 들린다면, 충분히 들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연애해야 할까, 어떤 결혼을 해야 할까, 그 때에 나는 '나'를 어떻게 사랑하고 돌보아야 할까 많이 고민하세요. 어떤 이는 보조적 인물이 될 때 안전함과 만족감을 느끼고, 어떤 이는 주인공이 될 때 성취감과 충만함을 느껴요. 각자의 역할에 만족하는 선택도 있고,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며 사는 선택도 있죠. X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 질문은 당신이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부모가 되든 관계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 지, 기준을 말해줄 거예요.   


그리고, 이미 소박한 삶에 적응하고 만족하고 있는 X님이 아닌 다른 분들에게 한 마디. 


빈익빈 부익부라는 불합리한 흐름을 해결할,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가지지 못한 우리들의 결핍과 비교열위는 정해져 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1. 많이 가지고 태어나든가 2. 조금씩 더 가지는 일에 만족하며 노력하든가 3. 가지고 못 가지는 일에서 내 행복을 분리하는 수 밖에 없어요. 어떤 게 현실가능한 선택인가요. 어떤 게 덜 귀찮은 일인가요. 어떤 게 내 취향인가요. 버튼을 눌러보아요.


돈돈돈 하며 산다고 해서 돈이 많이 생길까요. 돈 있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고, 미모와 명예와 배경이 넘쳐도 인성은 바닥을 칠 수 있죠. 돈이 없어도 매직아워는 누군에게나 아름답고, 걸을 수만 있다면 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 돈으로 살 수 없는 나만의 행복을 많이 개발한다면, 당신이 챔피언. 


돈을 적당히 벌고 정당하게 벌고 노동의 올바른 댓가를 보장받 수 있다면,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죠. 모두가 힘들어도 자신에게 순간의 작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다면 오늘도 해피. 모두가 울고 있을 때, 함께 울어줄 수 있다면 당신 또한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X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늘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사람 되세요. 그래야 제대로 된 복수니까요.         



 

 

 

 

 


덧글

  • ranigud 2015/01/01 23:15 #

    끌끌...
  • 2015/01/02 15:16 #

    왜욤 ㅠㅠ
  • ranigud 2015/01/02 18:03 #

    둘 다요... ㅠㅠ
  • 2015/01/02 18:49 #

    아닌 걸 알면서도 좋아하게 되고. 상처를 주고 받을 걸 알면서도 정리가 안 되고. 그게 평범한 인간이죠. ㅠㅁㅠ 아이고, 의미없다 ㅠㅅㅠ
  • Lena 2015/01/21 11:12 #

    굉장히 오랜만에 상담소에 접속하게 되었는데, 정말 마지막 문단은 주옥같네요..ㅎ
    저도 상담을 받고 참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적이 있는데, 여전히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세요^^
  • 2015/01/21 12:05 #

    자주 놀러오세요~ ^ㅅ^////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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