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4th prescription_이별 후에도 수십번 연락이 와서 절 괴롭힙니다

C님 : 

그는 여자관계가 복잡하고, 막말, 욕설은 물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 언제나 극단을 달리곤 했죠. 그가 헤어지자 해서 전 잡을 만큼 잡아보았는데, 결국 그는 거절했고 저도 포기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이별 선언 이후 그는 매일 카톡과 전화로 저에게 막말과 저주를 합니다. 연락처를 바꾸어도 주변을 괴롭혀서 또 연락이 오죠. 그에게 다른 이성이 생긴 것 같아서 이제 마지막으로 하자고 했더니, 또 붙잡고요.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별 후 나와 연락하면서 계속 새로운 이성을 물색한 건지 모르겠어요. 이용 당한 것 같아요. 왜 날 내버려두지 않은 건지 모르겠어요. 수십번을 연락 와서 제가 빌게 만들어놓고, 이제는 정말로 끝일까요. 

저는 그에게 사과 받고 싶기도 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기도 했던 것 같아요. 도무지 그를 이해할 수 없어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C님, 엘입니다. 

너무나 연약한 자아 탓에 타인을 짓밟는 방식으로만 생존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니가 날 사랑한다면 내 모든 것을 무한대로 다 받아주어야 해." 라는 룰을 만든 다음, 완벽하지 못한 상대를 끝없이 비난하고 욕하고 지배하는 일로 인생을 낭비하죠. 

자신만의 룰이 관계의 유일한 진리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진심을 주고 받는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 수 없죠. 때문에 항상 고독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자신의 괴로움을 잊지 위해, C님과 같은 희생자를 늘 찾아나서게 되죠. 

C님은 그에게 유일한 감정의 샌드백이었습니다. C님은 그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아도, 막말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저주해도 그의 곁에 머물길 원했죠. C님은 그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그를 가치있다 인정해주는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어떤 억지와 막말도 다 받아주었고, 자신만의 룰이 통하는 세계 그 자체가 되어주었죠. C님을 잃어버리면 자신이 존재하는 우주가 사라지는데, 그가 쉽게 C님을 포기할 수 있었을까요. 다른 희생양을 찾을 때까지의 보험이 되어서도 여전히 연락을 받아주는 사람인데, 그가 C님을 놓아줄 수 있었을까요.  

그는 배가 고플 때마다, 분노가 차오를 때마다, 자신이 싫어질 때마다 C님을 반복해서 찾아왔죠. C님은 그가 최악의 연애상대라는 걸 알면서도, 그의 옆에 있고자 했습니다. 그가 자신을 얼마든지 짓밟아도 상관없었죠. 누군가가 옆에 있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을 계속해서 속여왔기 때문에. 그의 충실한 감정 샌드백이 되는 것만이 현실을 외면할 유일한 출구였기 때문에. C님은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되뇌이며, 그 사람의 연락에 중독되어 갔습니다. 

사실 모든 연락처를 차단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인데 말입니다. 

C님. 

상호의존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이 엉망진창이 되는데, 그걸 제대로 눈뜨고 보기 힘드니까 관계를 탓하는 거죠. 그 관계를 버리고 자신의 삶을 추스리면 되는데, 문젯거리를 잔뜩 껴안고 그걸 절대로 놓을 수 없다 억지를 부리는 겁니다. 그러면, 내가 이 모양 이 꼴인게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상대의 탓이 되니까요. 나는 쟤 탓하는데, 쟤는 또 내 탓을 하죠. 서로가 서로를 탓하는 팀웍을 계속 유지하며,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살아가요. 쟤는 내가 없으면 안돼, 라고 관계를 합리화하죠. 나니까 쟤랑 같이 사는 거야, 라고 현실을 변명하죠. 상호의존관계는 평생 지속되기도 한답니다. 

C님.  

관계 이전에, 관계를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체인 자신이 있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설 수 없을 때는, 어떤 관계도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나를 구원해주는 상대방을 이상화하지만 그건 픽션이죠. 현실에서는 구원자보다 구원받기를 원하는 인생의 꼬꼬마들만 바글바글한 걸요. 

C님이 어떤 관계를 원하든, 자신과의 관계를 가장 우선해야 합니다. 안정과 평화, 즐거움, 행복, 휴식, 사색과 충전을 위해서는, 나를 괴롭히는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세상 누구라도, 어떤 이유에서라도, C님에게 감정의 폭력을 휘두를 권리는 없습니다.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상관없어요. 나와 관계 맺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를 죽이고 지배하는 관계가 얼마나 많은가요. 폭력의 희생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기 위해서는, 늘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아야 해요.  

C님이 어떤 삶을 살든,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가 나를 욕하면, 나를 짓누르면, 나를 비난하면, 나를 지배하면,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세요. 저항하지 않는 자에게는 노예의 삶 밖에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타인의 존엄을 먹이로밖에는 생존할 수 없는 좀비 같은 삶이 얼마나 많은데요. 좀비 영화 한 편만 보셔도 알아요. 저게 현실이구나 싶다니까요. 서로를 먹고 먹히며 살아가는 지옥도에서 사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 인생의 장르를 얼른 바꾸셔야 해요. 

C님. 

연락하지도 받지도 말고. 이제부터 연락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 하고. 앞으로는 나에게 꽃같은 말만 하는 고운 님 만나세요.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혼자가 백 번 낫다 각오하고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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