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6th prescription_파혼한 사람한테서 몇 년 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S님 : 

우리는 오래 연애했고 결혼날짜까지 잡았지만, 그쪽 집안에서는 우리 집안이 너무 부족하다며 결국 파혼을 결정했습니다. 저와 우리 가족은 많은 상처를 받았고, 저는 그동안의 연애는 무엇이었나 진저리치며 헤어졌죠. 파혼을 선언한 후 그는 완전히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탔습니다. 이런 사람, 이런 가족인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저는 결코 연애를 오래 하지도 않았고, 결혼을 결심하지도 않았을 거라며,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저는 가까스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상처를 극복했고, 우리는 조건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행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몇년이나 지난 게 무색하도록 다정한 말투로, 파혼남이 연락을 해 왔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첫마디부터 분노가 끓어올라와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 연락,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S님, 엘입니다. 

사람을 목적으로만 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갈등이나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때는, 얼핏 마음의 집을 짓는 일을 함께 하는 듯 느껴지기도 하죠. 연애도 결혼도 두 사람이 한 마음일 때는, 커다란 문제도 힘겹지 않게 넘길 수 있고 사랑이라는 이름이 어떤 값인지 감동받기도 하죠. 

하지만, 관계의 실체는 매듭을 지을 때마다 여실히 드러납니다. 

속내를 드러내고 목적을 드러내고 인간성의 밑바닥을 드러낼 때.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고. 사랑이라고 다 같은 사랑이 아니고. 그들의 상식과 우리의 상식이, 그들의 가치와 우리의 가치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알게 되죠. 

조건을 따지는 사람은 조건이 가치 있는 세상에 살기 때문에 사람을 조건으로 값매깁니다. 똑같은 대한민국에 살아도, 똑같은 동네, 똑같은 아파트, 똑같은 평수에 살아도, 똑같은 세상이 아니죠. 누구도 선 그은 적 없지만 금 밟을까 격 떨어질까 전전긍긍 하는 사람들이 있고, 세상이 다 욕해도 그저 인간의 존엄과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 다른 거니,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달라서 헤어졌으니 돌아볼 이유도 없습니다. 헤어질 때의 매너가 상대의 인격을 말하죠. 몇년을 지난 후에 또다시 밑바닥을 드러낸다 해서 새삼 놀랄 일도 아닙니다. 목적을 보고 조건을 따지는 사람이니, 내가 필요하고 아쉬워졌을 때 아무 일 없었던 듯 나타난 것 아니겠습니까. 

S님. 

구남친, 구여친들의 느닷없는 연락은 대체로 그들이 인간을 목적으로만 대상으로만 인지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번 관계를 맺었던 사람이니 이미 정복한 내 소유라 생각하기 일쑤죠. 과거에 누렸던 애정이 얼마나 가치있었는지 깨닫지 못할 만큼 어리석기 때문에, 다시 주게 될 상처도 모릅니다. 자신이 현재 만족할만한 연애 관계가 없기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려 하는 거죠. 

구남친의 연락에 온갖 감정이 다 끓어오른다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상대가 사라진 채, 허물어진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 지 저도 잘 압니다. 누구도 보상해주지 못하는 지난 시간을 어떻게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요.   

사람을 믿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상처없는 관계는 없다는 걸 알고 다시 사랑을 각오하셨다면 훌륭합니다. 상처 받을 용기를 내지 않으면 사랑할 수 있는 기회도 없죠. S님이 지금 만약 행복하시다면, 그것이 최고의 복수이고 최선의 선택이죠. 

S님. 

어떤 반응도 보이지 말고 완전히 무시하세요. S님은 지금 현재의 행복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화를 내며 과거사를 되짚는다면, 애써 이루어낸 내 마음의 평화가 깨집니다. 상처는 극복하거나 치유하는 게 아니라 지나보내는 겁니다. 이미 멀어지고 흐릿해진 기억의 잔상에 또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S님이 만끽하는 행복은 지난 모든 그림자들 덕택에 더욱 선명하답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욱 빛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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