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th prescription_부모님이 정하는 제 인생이 너무 답답합니다

G님 : 

저는 같은 전공을 하는 또래친구들이 그렇듯 해외인턴십을 원했는데, 부모님은 "여자애가 어떻게 혼자 해외로 나갈 생각을 하냐!"고 반대하셔서 포기했습니다. 

단지 제가 여자기 때문에 반대하는 일은 이뿐이 아니죠. 해외여행도 반대하시고, 제 직장도 폄하하시고, 심지어 제 국내여행까지 반대하십니다. 부모님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1. 혼전순결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2. 정상적인 가정에서 잘 자란 여자애들은 집밖에서 자지 않는다. 
3. 여행을 가는 애들은 모두 집에서 내놓은 애들이다. 
4. 밖에서 밤을 보내는 건 비도덕적인 일이다. 
5. 너의 교제상대는 반드시 의대생이어야 한다. 

부모님은 성적이나 성과에 따라 절 투명인간 취급했다가, 아주 가끔 아는 척을 했다가 하십니다. 제가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참 애매해요. 

요즘 사랑받는 연애를 해서 행복한데, 사람이 이렇게까지 타인을 사랑할 수 있나 신기하기도 합니다. 곧 롱디 연애가 되는데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되고요. 일이든 학위든 사랑이든 제가 원하는 걸 이루고 싶은데, 조바심만 나고요. 지금은 취준생인 친구들보다는 낫단 생각도 하는데, 미래가 막막하게만 느껴집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G님, 엘입니다. 

아주 흔한 비유 하나. 서커스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코끼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기코끼리일 때 발목을 말뚝에 묶어놓으면 꼼짝을 못하죠. 아기코끼리가 자라 지상 포유류 중에서 가장 큰 존재가 되어도 허술하게 묶여있는 말뚝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한대요. 어머니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는 아무 것도 못해." 라는 말뚝에 붙잡혀 있으셨어요. 평생 붙잡혀 있으셨는데 배운 게 그거라 당신의 아이도 똑같은 말뚝에 붙잡아두려고 하시죠. 그 말뚝에는 또 "여자에게 세상은 너무 위험해." 라는 말도 써 있거든요. 

G님이 "어머니를 거스를 순 없어." 라는 말뚝에 붙잡혀 있는 한, 평생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하고 사셔야 해요. 하지만, 저 말뚝들은 실재하지 않아요. 다 환상이에요. 얼마든지 뽑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뽑아버리자구요. 

G님. 

이번에야말로 G님에게는 힘이 생겼어요. 직장도 있고, 기회도 있고, 관계도 있고, 능력도 있네요. 오늘이라도 당장 독립하세요. 직방 어플 까세요. 방 보러 다니세요. 계약하세요. 확정일자 신고하고 세대주 독립하세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세요. 비행기 티켓 예약하세요. 떠나세요. 유학 가세요. 여행 가세요. 남친과 더 행복해지세요. 

실수도 하세요. 상처도 받으세요. 세상은 물론 위험한 곳이죠. 하지만, 위험을 피하는 방법도 상처를 극복하는 노하우도 얼마든지 탐색할 수 있어요.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어떻게 완전무결하게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나요. 어차피 내가 전교 꼴찌 했으면, 부모님에게 난 존재하지도 않았을 딸이잖아요. 지금 당장 빵점 받으세요. 그리고 해방되세요. 
 
G님. 

많이 성장하셨지만 여전히 G님은 부모님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고 계세요. 어차피 G님이 하는 모든 도전들을 가로막으실 게 뻔한데, 왜 계획들을 알리세요? 인생은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입니다. 시위와 마찬가지죠. 부모님에게는 이미 성인이 된 G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으세요.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입니다. 내가 벌어 내가 감당하는 내 삶인데, 왜 헌법에 보장된 이동의 자유조차 제한받나요. G님은 부모님의 아바타나 장난감이 아니에요.  

내가!!! 4개 국어를 하고!!! 유학갈 실력이 있고!!! 인맥도 있고!!! 돈도 있는데!!! 왜 떠나질 못해!!! 제가 다 억울해서 눈물이 날라고 해요. 독립하시고 당분간 좀 가난하게 사세요. 그리고, 말뚝 없는 세상에서 비행기 맘껏 타시고 사시기 바랍니다. 










덧글

  • 헤니히 2015/12/08 16:30 #

    '지금 당장 빵점 받으세요. 그리고 해방되세요.'
    라는 말씀 아주 멋집니다!
    저도 아주 오래 전에 부모님께 비슷하게 속박되어있었는데요.
    그 기대 한번 걷어차고 나니 아주 행복해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하고요.
    G님도 꼭 행복해지시면 좋겠네요.
  • 2015/12/08 19:15 #

    가능한한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고 살아야 해요!!!!!! ㅠㅅㅠ 누군가가 나를 지배하려고 하면 저항해야 해요. 싸워야 해요. 도망쳐야 해요. 내가 이렇게나 능력 있는데 왜 제자리를 맴돌죠. ㅠㅁㅠ 탈출! 탈출! 탈출이 최고야! 저 대신 좀 탈출해주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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