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0th prescription_연애는 어떻게 하나요, 사랑은 대체 뭘까요

Q님 :

좋아한다는 게, 사랑한다는 게 대체 어떤 기분인가요. 친구들은 그래요. 좋아하면 그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진대요. 저는 아직 그래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같이 있고 싶어지는 것 외에 또 어떤 기분이 되어야 하죠. 어떤 감정이어야 하나요. 

제 친구들은 모두 짝을 만나서 사랑하는데, 저만 길을 잃은 것 같아요. 저만 감정이 없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요. 연애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하나요. 연애를 하면 어떻게 만나서 무엇을 하나요. 뭘 해야 할 지도 하나도 모르겠어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Q님, 엘입니다. 

연애도 결혼도 인간의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생존의 필수조건도 아닙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건 분명히 맞는데, '사회적'의 의미는 각자가 정할 바랍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사회'의 크기는 다릅니다.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얼마나 커넥션을 맺고 살아갈 지는, 각자가 경험해보고 공부해보고 설정하면 됩니다. 연애도 결혼도, Q님이 필요해서 선택하는 사회적 활동이므로 주변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국가나 사회가 개인에 필요로 하는 '사회적 활동'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시스템은 개인이 얼마나 행복한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재생산을 충실히 하는가. 필요한 생산과 소비를 하는가. 시스템을 건드릴 만한 소요를 일으키지 않는가. 딱 요정도죠. 

사랑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Q님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이미 충분히 사랑을 누리고 있는 삶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낯선 상대와의 연애감정만이 진짜 사랑이라 착각한 덕분에, 평생을 결핍 속에 살아갑니다. 사랑에는 수많은 이름이 있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Q님이 대상지향 에너지를 소중히 여기고 감당하고 누린다면, 충분히 의미있는 사랑입니다. 자신에게 스스로 행복을 안겨줄 수 있다면, 조바심 낼 필요가 없습니다. 

Q님. 

바깥의 목소리가 연애와 결혼을 찬양하는 건, 그것이 시스템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구조적인 폭력이 있을 수 있는지 충분히 학습하세요. 그리고, 존중과 예의가 지켜지는 시스템을 상상하고 기대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해보세요. 지금 가까이 있는 관계들에서, 자신의 기준과 신념을 실험하여 보세요. 그러니까, 현재의 자신과 주변을 더 사랑할 수 있나, 노력해보세요. 

그 경험 안에도 충분히 사랑이 있습니다. 

Q님이 만약 기존의 관계가 부족하고 새로운 경험과 도전이 필요하다면,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보셔야 합니다. 새로운 네트워크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가세요. 삶을 확장시켜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인연 중에, Q님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대상이 있다면 빙고! Q님은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도, 두근대는 연인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많은 인연들이 최초의 반짝이는 예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어느새 에너지가 다해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건 슬픈 일은 아니랍니다. 밤하늘의 유성들이 흘러왔다 사라지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이니까요. 

내 삶에 뚜렷한 발걸음을 남길 관계를 찾는다면, Q님의 레이다가 예민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나와 좋은 관계를 꾸려갈 수 있을 만한 상대를 검증할 만한, 몇가지 기준들이 선명해야 하죠. 인간관계 기준은 경험으로도 쌓이고, 알고자 노력하며 공부해도 쌓입니다. 

타인지향 에너지, 관계지향 에너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사람마다 반드시 연애욕이 있는 건 아닙니다. 친구도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잖아요. 친구 없으면 못 사는 사람도 있고, 친구 없어도 행복한 사람도 많습니다. 당연히 연애해도 불행한 사람이 있고, 연애없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관심과 애정과 친절과 다정을 받는 일은 물론, 즐겁고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도 내가 대상으로만 소비된다면, 삶의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Q님이 자신을 잘 알아야 하고, 관계의 주체로서 납득하고 합의되는 관계를 꾸려야 합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어렵다면, 시간을 들여서 공부해보아요. 그리고, 천천히 연애시대를 준비하세요. 

연애, 라는 말 안에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연애인들을 무작정 부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이 심심하고 무료한데, 연애만 한다고 저절로 의미가 뙇 생기지도 않아요. 모르면 무엇을 모르는지 차근차근 답을 찾아보아요. 물어도 보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보세요. 

그리고, 무엇이든 충분히 의심해보세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충분히 의심하면서 살아야 할, 많은 이유들이 있어요. 인권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사회에서 살면 더욱 그렇답니다. 가능하면 외국어 하나 빡세게 공부해두세요. 연애들 하든말든. 그래야 Q님의 세상이 넓어질 수 있는 근거가 되어요. 

연애를 하든 친구를 만나든 여행을 하든, Q님은 언제라도 낯선 장소를 갈 수 있고, 낯선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누구와도 친구가 되기 위해 말을 건넬 수 있어요. 어색하고 두근대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와요. 조심조심 걸어가고, 늘 안전거리 생각하고, 자신을 지키는 사람 되어야 해요. 누구를 만나도 존중과 예의의 태도를 지킬 수 있다면, 나에게 존중과 예의의 태도를 지키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면, Q님이 뭘 해도 OK! 입니다. 

나이 든다는 게, 어른 된다는 게 그런 일이죠. 제대로 화낼 수 있고, 제대로 지킬 수 있고, 제대로 웃을 수 있도록 힘을 키워야 해요.  

Q님. 

뭘 하든 다들 그렇고 원래 그렇다고 믿지 마시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되길 빌게요. 





 

 



  
  












덧글

  • ranigud 2015/12/15 15:30 #

    처음엔 생각보다 불편하고 신경쓰이는 감정입니다
    처음부터 하트가 날아다니고 기분이 좋아지고 들뜨진 않을 수도 있어요
  • 2015/12/18 11:49 #

    여러가지 것들이 함께 있죠. 기대, 불안, 공포, 행복... 그 외 기타등등 기타등등. 지나고 생각하면 연애하며 느꼈던 여러가지 감정들은, 내가 기대했던 것들을 나중에 해석한 것들도 많더라고요. 정말로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정 빼고는, 감정 대부분이 학습인데 연애 감정이 특히나 학습된 기대들을 하나하나 퍼즐맞추기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랑이란 뭘까요. 경험하고 나서 나중에 해석하는 방법 외에는... 잘 모르겠어요. 기대가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지만, 기대가 또한 상처와 배신을 만들죠.

    사랑이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게 다는 아니니까. 모든 것이 다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알아두면 좋을 듯 해요.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 아마노이쿠사 2015/12/15 16:37 #

    좋은 글입니다
  • 2015/12/18 11:49 #

    감사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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