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1st prescription_표현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R님 : 

그동안 감정과 감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표정을 짓지 않으면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고도 합니다. 저는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이 부족하고, 특히 웃는 게 어색하고 힘들어요.  

생각해보면 거절 당할까봐, 친해지고 싶어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긴장이 심하죠. 저에게 혹시 감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막막하게 느껴지지만, 더 늦어지기 전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R님, 엘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 나보다 인간관계에서 유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 안의 불안과 두려움은 대개 비슷한 모습이랍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마냥 편안하기란 어렵습니다.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세상이 비교적 살만하고 안전한 곳인가. 세상의 전쟁과 테러와 범죄와 사건사고를 생각하면, 딱히 그렇다고 장담하기도 힘들죠. 하루라도 불안과 죽음을 협박받지 않고 살 수 있나요. R님이 마주치는 모든 네모에서 24시간 떠들어대는 걸요. 죽고 죽이는 세상이 일분일초라도 멈춘 적 없고, 아프고 다쳐서 쓰러지는 사람들은 매일 늘어나요. 나는 오늘 안전한가. 타인은 날 해치지 않나. 걱정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R님. 

우리가 사람을 믿지 않으면 어떻게 무사히 숨쉬며 하루를 견디겠나요. 어차피 태어났으니까, 이왕 하루를 살아낼 거니까 되도록 원하는 대로 살아야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거절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기표현을 잘 하는 방법을 선택해요.  

[사람]을 믿어야 해요. [사람] 안에는 나와 타인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나를 믿고 타인을 믿으면 사람을 믿게 됩니다. 사람을 믿으면, 세상을 믿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타인도 나를 믿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은. 

불안과 두려움과 친구하는 일이죠. 친구하기 위해서 거절 당하고 상처 받을 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고 감수하고 또 감수하며 익숙해지는 일 뿐입니다. 거절 받지 않고, 무시 당하지 않고, 상처 받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습니다. 내가 다치고 쓰러지고 거절 당하고 상처받아도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해요. 

R님이 의도치 않아도, R님 또한 누군가를 거절할 수 있고, 무시할 수 있고, 상처 줄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 존중이고 예의인지 알아야 하고, 무엇이 상처이고 폭력인지 알아야 합니다. 

경험으로 배우고, 관찰로 배우고,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상처 받고 울어야 하고, 거절 받고 의기소침해져 보아야 하고, 그림자나 유령이 되어 좌절해보아야 해요.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하고,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하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볼펜 물고 미소를 연습하고, 매일 아침 거울을 볼 때마다 넌 정말 멋져, 라고 칭찬해주어야 해요. 명랑한 인삿말을 연습하고, 친절한 행동을 연습하고, 어색한 시간을 견뎌야 하고, 남들은 어떻게 하나 열심히 관찰해야 하죠. 

때로는 분위기를 읽기에도 벅차고, 대충 남들 속에 묻어가기에도 허덕대고, 상대를 설득하거나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때도 있고, 남들 앞에 서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기도 합니다. 당연하잖아요. 해본 적 없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 하나요.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멋지게 던지기 위해서는, 세월이 필요해요.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을 연습해서, 별것 아닌 안녕하세요, 라는 말이 나온답니다. 감정과 감성을 연습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어야 하고 연극, 뮤지컬, 콘서트를 보러 가야 해요. 여행을 떠나고, 일기를 쓰고, 편지도 써보아야 하죠. 

상상하고, 시뮬레이션 해보고, 연기 연습하듯 시험해보아야 해요. 

세상에는 미묘하고 미세한 감정선을 다룬 수많은 서사들이 있어요. 보지 않으면 배울 수 없어요. 경험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어요. 반복하지 않으면 출력할 수 없어요. 어디까지가 본능이고 어디서부터가 사회적인 행동인가 가늠해보지 않으면, 선 그을 수 없죠. 

어디서부터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수많은 질문들을 던져보지 않으면, 답은 나오지 않아요. 수없는 오답을 내놓아야, 감정과 감성의 레파토리를 늘릴 수 있죠. 자기 표현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남들과 섞이는 건 귀찮고 피곤해요. 하지만, 원한다면 감수하세요. 감수해서 얻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잘 생각하세요. 

R님. 

자기 표현을 연습하지 않고 남들과 안전거리 유지한 채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원했지만 관계를 모두 놓쳐버리는 사람들도 있고, 싫어도 관계 속에서 속박되어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R님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R님은 선택할 수 있어요. 그걸 잊지 마세요. 








덧글

  • 2015/12/18 18: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2/19 16: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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