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0th prescription_좋아하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님 : 

짝사랑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친하지는 않지만 친해지고 싶고,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다 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뭔가를 도와주거나 선물을 주려고 하면, 그 친구는 왠지 피하는 것 같아요. 

제가 잘못한 건 없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연락하는 일도 편하지 않습니다. 마주치면 눈을 마주치는 게 조금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지금은 뭘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A님, 엘입니다. 

짝사랑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보조적인 존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의 존재가 대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무엇보다 A님에게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균형이 깨어진 관계는, 인간관계의 즐거움을 좀먹습니다. 완벽하게 균형이 맞는 관계는 없지만, 이리저리 변화하는 무게중심을 함께 조정할 수 있어야 안전하고 바람직한 관계가 됩니다. 

짝사랑이 아닌 서로 사랑이 되려면, 먼저 자신을 상대보다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나의 친절과 다정과 배려와 선물과 충성을 댓가로 나를 받아달라 하면, 안 됩니다. 칼자루를 상대에게 맡기면, 누구라도 휘두르고 싶어지거든요. 관계에 대한 결정권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으므로 스스로 작아져서는 안 됩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친절해지고 싶고 애정을 표현하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 맛있는 걸 주고 싶고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참 예쁩니다. 특정 대상에게만 유독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충동을 잘만 사용하면, 서로가 즐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평균적인 사회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냥 잘 해주는 사람에게 그저 받기만 하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죠.

친하고 싶은데 친할 수 없나요. 

내가 작아져있으면 친해지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타인은 언제라도 나와의 약속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내가 싫어서가 아니더라도 바쁘거나 선약이 있거나 체력이 안 되거나 소셜활동이 귀찮으면, 약속을 거절하죠. 하지만, 운이 좋게 나와 함께 하는 활동을 합의하는 기회가 온다면, 그 때부터 조금씩 친해지면 됩니다. 

대단하게 뭔가를 합의할 필요도 없습니다. 데이트 신청일 필요도 없습니다. 몇시간을 투자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로에게 가장 부담이 없는 정도의 시간과 장소와 활동이면 됩니다. 

심플하게, 차 한 잔 마시자고 하세요. 그리고, 이야기하세요. 얼굴 보고 말을 거는 일이 어렵다면, 지인이나 친구 정도의 친밀감도 어려운 관계입니다. 아직 잘 모르고 친하지 않은데, 내가 작아져있으면 상대가 굳이 열심히 나에게 다가올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혼자 있는 친구를 먼저 챙기는 멋진 성격의 소유자라면 먼저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간관계에서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외적인 조건이나 상황도 중요하지만 나의 애티튜드를 먼저 고려하셔야 합니다. 내가 편안하고 당당하면, 상대도 나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편안함과 당당함은 어디에서 올까요.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할 거야, 라는 생각을 잠시 OFF 하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리 적극적인 생각이나 감상을 가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잘 모르는 사람을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타인에 대한 호불호는 그리 큰 힘이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오해하거나 미워하거나 싫어한다고, 겁먹지만 않으면 됩니다. 

내가 저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하면, 오해나 미움이나 갈등을 풀기 위해 다가가면 됩니다. 필요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개인적인 감상 따위 내버려두세요. 서로 간 안전거리가 지켜지면 상대는 나를 해치지 못합니다. 

세상에는 사랑과 미움과 관심과 무관심과 분노와 증오와 호감이 온통 뒤섞여서 둥실둥실 떠다닙니다. 구름이 끝없이 움직이고 흘러가는 것처럼 순간순간 감정과 생각은 달라집니다. 누가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해도 내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내 가치는 내가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포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바깥의 평가는 좋다가도 희미해지고 없다가도 좋아집니다. 일일이 울고 웃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A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A님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A님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A님이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한다면, 누구를 만나도 작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낯설거나 어려운 사람 앞에서 어떤 애티튜드로 다가가야 할까, 고민해보세요. 

A님만의 정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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