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2nd prescription_분위기에 휩쓸려 연애를 시작한 것 같아요

C님 :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귀기로 정했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몇달 동안 헤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교제를 결정한 것도 술자리에서 여러 사람들이 부추긴 탓에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모임에서 만나 막연히 호감이 있었을 뿐인데, 정말로 사귀자고 말을 했을 때는 정말 놀랐었죠. 

그런데 연락도 잘 안 하고 자기 마음을 표현을 잘 안 하는 사람이라서, 우리가 사귀기는 사귀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고 즐거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긴가민가한데도 계속 만나도 될까요. 곧 시험인데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시간낭비 같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C님, 엘입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관계니까, 생각의 우선순위로 올리지 않도록 해요. 관계는 상호적이므로 혼자서 끙끙대도 결론은 깔끔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온전히 내것이기 때문에 C님 몫만 정리정돈하시면 됩니다. 

연애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연애를 한다고 저절로 샤랄랄라 핑크빛 세상으로 변할 리 없죠. 연애든 우정이든 관계가 즐거우려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야 하고,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를 자주 챙겨주면서 예쁜 말, 좋은 말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표현도 안하고, 무엇을 어떻게 느끼려고 하나요. 맛있는 초콜렛이 있어도 입안에 넣어야 행복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초콜렛도 냉동실 안에 쳐박아둔 채로는 하나도 즐겁지 않죠.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심지어 바다 건너에서도 알콩달콩 연애하는 커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만큼의 마음을 전하려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눈에 안 보이고 손에 만져지지 않으면, 그 사람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나요. 문명의 이기는 이럴 때 쓰는 거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려고, 핸드폰이 있잖아요. 메신져도 있고 스카이프도 있잖아요. 돈도 안 드는 카톡이 있잖아요.  

연애의 시작은 커플마다 다릅니다. 계기가 무엇이 되었든, 내가 연애의 목적을 모른다면 언제든지 계약 철회해도 됩니다. 보험도 15일 이내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계약 해지가 가능하죠. 보험이든 연애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다지 신뢰도 안 가고 뭔지도 모르겠고 자세한 약관 설명도 없다면, 깔끔하게 무르세요. 그래도 됩니다. 

중요한 목표를 눈앞에 두거나, 어려운 시험을 준비할 때, 사람들은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고민과 걱정에 맞서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데, 말처럼 쉽지 않죠.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굳게 믿고 불확실한 현재를 버티는 게 얼마나 힘든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관계의 고민'을 우선 머릿속에 올려놓고, 걱정에 걱정을 더해 현실을 외면하려 합니다.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왜 이러고 있죠, 라는 느낌이 들 때는. 

이러지 않고 무엇을 하면 되는가, 라는 목표의식을 더욱 분명히 할 때입니다. 내가 지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바닥부터 다시 고민하세요. 왜 해야 하나, 왜 하기 싫나, 지금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지금 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내 답이 단단해지면, 쓸데없는 고민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연애가 모두의 엔터테인먼트가 되면 절대 안 됩니다. 세상이 모두 내 연애를 축복하는 것 같아도,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남의 연애는 언제라도 얘깃거리이기 때문에, 찰나의 흥미로 소비되기 일쑤입니다. 나는 연애하며 고생하고 싶지 않지만, 대부분의 연애는 만나고 고생하고 헤어지는 삼단구조가 끝없이 반복될 뿐이죠. 소수의 연애만이 만나서 행복하고 이별도 아주 나중에 옵니다. 

내 연애가 어떤 연애가 될 지는 지금 C님이 짐작하는 그대로입니다. 지금 완전 별로인데 나중에 완전 멋져질 확률은 매우 희박하겠죠. 

C님.

정말로 인연이면 나중에 다시 만나도 괜찮습니다. 신중히 대화 나누고 잘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6/01/20 12:5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1/20 21:17 #

    남의 연애는 엔터테인먼트죠. 더군다나 요즘은 사회적으로 많이 불안정하고 힘든 상황이라 연애도 인간관계도 쉽지 않으니, 더욱 그렇게 되는 듯 해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