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1st prescription_고백했는데 자기는 아니라고 하네요

V님 : 

평소 친하게 지내다 용기 내서 집으로 놀러가고 싶다고 했더니 오라고 해서 정말로 찾아갔어요. 술을 마시다 좋아한다 했더니, 알고 있었대요. 하지만, 저를 좋아하진 않는대요. 

집으로 놀러가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생각해서 설렜는데, 막상 아니라고 하니 실망했습니다. 

저한테 관심은 있는 건지 왜 집까지 부른 건지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V님, 엘입니다. 

관계를 결정하는 건 V님입니다. 상대가 대신 결정할 수 없어요. 관계를 제안하지 않았는데도, 상대가 감정과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내가 감동할 만한 정답을 내놓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자라셨겠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관계든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해요. 상대가 대신 정해주길 기다리는 수동성과 빨리 헤어지자고요. 

누군가를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초대한다는 게 굉장한 의미인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서로가 합의 하에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만남의 의미도 합의하세요. 혼자서 대단한 의미일 거라 짐작하고 나서, 왜 그 사람은 나만큼의 감정도 아닌데 날 초대했나 의아해할 이유가 없죠.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날 (예비연애상대로) 좋아하지 않았을까, 궁금하시죠? 

그런데,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 반드시 연애감정만 이유일까요. 그냥 인간적인 애정이나 호기심이나 동료애나 심심함이나 우정으로도 얼마든지 친하게 지냅니다. 누가 나한테 잘 해준다면 그건 그럴 만해서예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친절과 다정은, 관계를 윤택하게 하고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겁게 하고 공동 목표의 결과를 좋게 합니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 타인에게 친절하고자 한답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 자신의 기분도 좋게 만드니까요.

물론, 목적을 갖고 마음에 없는 친절과 다정, 칭찬과 존경을 꾸며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겪어보고 의심하고 쳐내세요. 혹은 감사하고 돌려주고 누리세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다정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선을 지키고 예의를 갖추면 됩니다. 친하고 잘 지내던 사이라 해도, 너무 늦은 시간이면 조심하는 게 맞고요. 아니라고 하면 아니라는 말을 믿어주면 됩니다.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이고요. 그 마음을 내가 몰라도 되기 때문입니다. 

짝사랑은 혼자서 즐거운 데까지만 하도록 합시다. 상대가 내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맙시다. 연애관계가 아니더라도 인간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이라면 친하게 지내도 됩니다. 선을 그어야 할 땐 잘 그어야 합니다. 아무런 의미없이 선을 넘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존중과 예의를 망각하고 선을 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V님. 

마음 딱 접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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