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nd prescription_가까운 사람에게 마음과 다르게 자꾸 짜증을 내요

W님 : 

사표를 품고 다니는 회사에서, 하필이면 CC입니다. 같은 팀이라 업무적으로는 계속 부딪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랑해야 하는 사이라서 딜레마죠. 그 사람이면 날 이해해줄 것 같아서, 화를 낸 적도 있고 투정도 부리고 짜증을 낸 적도 있습니다. 그래놓고는 후회하죠. 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인가. 나만 이렇게 휘청대나. 무력감을 느끼고 자존심도 상합니다. 

하지만, 서로가 제대로 이야기할 시간조차 모자란 회사. 계속 버텨야 할 지, 벗어나야 할 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전 누군가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싶고 위로 받고 싶고 용기도 얻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늘 마음과 다르게 저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투정부리고 울기만 했습니다. 저도 달라지고 싶지만 항상 같은 잘못을 반복합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W님, 엘입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들에게, 나 또한 잘 대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요. 친절과 다정과 관심과 배려는, 그저 퐁퐁 솟는 샘물이 아닙니다. 열심히 퍼올려 상대가 기쁜 만큼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마음을 주는 일입니다. 보람과 보상이 꼭 맞게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저 주는 일에 의미 담고 줄 수 있다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죠. 하지만, 대부분은 마음을 준 만큼 돌려받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언제라도 작아지고 연약해질 수 있거든요. 

연애도 우정도 가족도 지인 사이도 마음을 주고받을 수 없는 관계는 많고 많습니다. 그저 껍데기를 붙잡는 일에 시간을 보내면서, 주기보다 받기만 기도하며 외로워하죠. 서로 주기 바빠서 행복하면 천국이고, 달라고만 아우성대면 지옥입니다. 관계는 천국도 지옥도 이도저도 아닌 중간계이기도 하죠. 

우리가 처음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언어를 몰랐습니다. 그저 떼를 쓰고 울고불고 버둥대기만 했죠. 언어를 고르지 못해도, 양육자는 나를 돌보기 위해 애썼습니다. 내가 나만의 언어를 가지기까지 주변에서는 비교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줍니다. 내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도, 나는 어리광도 부리고 응석도 부리면서 사랑과 보살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야속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는 원하는 것을 제대로 얻기 위해 정확한 언어와 적절한 태도를 골라야만 합니다. 내 마음을 아는 일도 어려운데, 타인에게 내가 원하는 걸 정확히 전달하기는 얼마나 지난한지. 실패하고 실수하고 마음에 차지 않는 소통이어도, 우리는 계속해서 불만족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그래야, 강에서 사금을 채취하듯, 모래알 같은 시간 속에서 빛나는 금알갱이를 맛볼 수 있거든요. 

서로 마음이 통하는 찰나를 위해서, 우리는 끝없이 모래알을 버려가듯 시간을 보냅니다. 손닿지 않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내야 해요. 우리는 갓난아이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W님. 

이제는 언어를 배우세요. 1.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끈질기게 질문하고 내 답을 구해요. 2. 내가 얻어낸 답을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해서 잘 전달하세요. 예의를 갖추어서요. 

W님이 이상해서, 성격이 나빠서, 원래 나쁜 아이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내가 나의 언어를 지배해야 한다고, 내가 소통의 언어를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고, 누구도 알려주지 않잖아요. 내가 100%의 말을 지어내도, 상대가 1%도 못 알아먹을 수 있다고, 소통은 언제나 불완전하다고 누구도 알려주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도 어렵고 귀찮고 성공확률도 낮은 마음의 소통을, 오늘도 내일도 연습하세요. 연습하는 날이 쌓이면, 마음의 맷집도 생겨요. 받지 않아도 스스로 채우게 되고, 달라고 요청받지 않아도 줄 수 있게 되어요. 서로를 채우는 일이 점점 나아져요. 

W님. 

관계는 가꾸어야 해요. 노력해보아야 해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해보아야 합니다. 기회가 주어지는 한은요. 진심은 통한다는 말은 잊어요. 표현해야 진심이에요. 통해야 진심이에요. 진심 아니어도 통해야 의미가 생겨요. 마음에 진짜가짜가 어딨겠어요. 찰나면 뒤집어지는 게 사람 마음인 걸. 그러니까, 매번 순간의 정답만 생각해요.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만 생각해요. 그래야, 그나마 나답게 살 수 있어요. 비교적 자신을 납득하며 살 수 있어요.

그리고, 관계의 고민과 회사에서의 문제는 분리하세요. 

1. 정말로 회사의 시스템이 불합리하고 나와 맞지 않는지. 
2. 견디는 게 의미없는지. 
3. 새로운 도전이 더 의미있는지. 

끝까지 답을 추구하고 용기있게 선택하세요. 그리고, 남이 나의 인생을 대신 설명하거나 결정하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하세요. 어차피 정답은 없습니다. 수없이 많은 경제사회적인 지표가 흔들리는 시대입니다. 각자의 서바이벌이라도, 죽지 않으면 살아요. 시스템과 싸우기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시스템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차원의 해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죠. 아마도 각자의 정답이 있겠죠.

W님.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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