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클리셰 스터디 2 : 취한 그녀를 업고 집으로/ 낯선 곳에서 눈뜬 나


: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텍스트들을 통해, 픽션이 보여주는 연애의 법칙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연애가 얼마나 다른지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 상처와 고통을 겪기 전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하나라도 얻어간다면 좋겠습니다.


: 주의! 드라마 자체를 비판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TEXT : [운빨로맨스 제 7]

 

지난 번에 이어 같은 텍스트에서 연애 클리셰들을 찾아봅니다. 오늘은 음주 상황에서 흔히 반복되는 로맨스 코드의 허와 실을 짚어봅니다.

 



[클리셰 3 : 취한 그녀를 업고 집으로]

 

: 여주는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취하고 정신줄을 놓습니다. 혼술*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남주는 그녀를 불안한 눈빛으로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죠. 남주는 그녀가 정신을 차리도록 돕고 싶지만, 결국 그녀가 정신을 잃자 업고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 그녀의 안전을 걱정하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동기는 아름답지만, 당신이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 타인은 알지 못합니다. 혹시라도 그녀가중간에 깨었을 때, 당신의 순수한 마음을 어떻게 증명하려 하세요. 아무도당신 둘을 보지 못했다면, 당신은 불순한 행동을 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

 

: 의식을 잃은 사람은 잘 업어지지 않습니다. 넋놓은 육체는 죽도록 무겁고 줄줄 흘러내립니다. 당신의 등에 잘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걸 업고 집까지 잘도 갈 수 있겠네요. 평소 숨쉬기 운동만 하는 당신에게는 근처 택시정류장까지 가는 일도 엄청난 노동이겠죠. 다행히 당신의 체력이 훌륭하여 어깨에 걸치든 목에 걸치든 사람을 들쳐업었다 칩시다. 그녀의 소지품들은 무슨 손으로 들죠. 신발은요. 팔에 걸고 목에 걸고 손목에 걸어서 소지품들도 잘 챙겼다칩시다. 사람 몸을 올리고 내리는데 무게중심 아차 하면 여기저기 부딪히고 넘어지고 난리 납니다. 상처가 생길 수도 있고, 옷이 찢길 수도 있고, 머리를 쿵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아스팔트에 옷 갈아보셨나요. 무릎은요? 발바닥은요? 손바닥은요? 아아아, 생각만 해도 난감하네요.

 

: 당신의 체력과 체격이 낙낙해서 그녀를 솜털처럼 가볍게 업었다고 합시다. 그녀가 혹시라도 스커트를 입었다면, 말려 올라가서 팬티 다 보이겠네요. 스키니진이면 두 다리 벌리고 업히면서 바지 버튼 터져요. 혹시나 그녀가 금속 버클 달린 벨트를 하였다면, 당신의 허리뼈에 찍힙니다. 투피스를 입었다면 윗옷 말려 올라가서 허릿살, 뱃살 다 튀어나옵니다. 의식이 돌아오면 참 민망하겠네요.

 

[대안행동]

 

: 그녀가 심신미약상태가 되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당황하지 마십시오. 그녀의 핸드폰의 통화목록을 체크한 뒤 가족이나 절친을 부르도록 합시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요. 핸드폰 화면에 비번이 걸려있다고요. 괜찮아요. 그래도 당신은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 지도검색을 하세요. 가장 가까운 지구대 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누르세요. 시민들의 믿음직한 친구, 경찰선생님들이 24시간 대기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낮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이라도 그 분들은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주십니다. 현재 위치를 알려드리고 조금만 기다리면 제복을 입은 담당 경찰 선생님들이 2 1조로 멋진 패트롤카를 타고 오십니다. 그녀를 돕고 싶었던 자신의 성의를 증명하고 싶다면, 함께 경찰차를 타고 지구대까지 동행하며 그녀를 안전하게 다루는지 지켜보고 케어하세요.

 

그리고, 차 한 잔 하시면서 담소를 나누며 환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모두와 함께 그녀가 일어나길 기다리세요. 다음 날 일정이 급하다면 이쯤에서 자신의 연락처와 신고기록을 남겨놓고, 산뜻하게 귀가하십시오. 나머지는 숙련받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주실 겁니다. 당신은 그녀의 존엄과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혹시 있을 지 모를 오해로부터 자신까지 지켰습니다. 훌륭합니다.

 

* 혼술 : 혼자 마시는술. 비슷한 줄임말로 혼자 먹는 밥, ‘혼밥이 있다.

 

 

 

[클리셰 4 : 낯선 곳에서 눈 뜬 나]

 

: 본의 아니게 밤새 같은 공간에서 머물게 된 남주와 여주. 잠이 든 여주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남주의 시선 위로 아름다운 B.G.M이 흐릅니다. 아침에 번쩍 눈이 뜨자마자 당황한 그녀는 유리구두 떨어뜨린 신데렐라처럼 황급히 남주의 집을 빠져나갑니다. 술이 떡이 되어서 정신까지 잃을 정도였는데도, 메이크업도 안 지우고 잠들었던 여주는 여전히 갓난아이처럼 아름다운 피부를 자랑하죠.

 

[실제 상황]

 

: 당신이 잠든 사이 남주와 인사하는 건 당신이 아니죠. 술기운에 뜨거워진 피부, 여기저기 부딪히고 무너진 파데 사이로 보이는 내 쌩얼 위로 안녕, 하고 인사하는 모공들. 숲 속의 공주님처럼 아름다운 잠든 얼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가 내 모공 개수나 안 새면 다행

 

: 아침에 번쩍 상쾌하게 눈 뜰 리가 없잖아. 숙취로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겨우겨우 의식이 돌아오면 지옥 같은 갈증이 당신의 목을 잡아뜯죠. 제정신으로 부팅이 끝나는 순간, 가장 먼저 자신 몸의 안전이 걱정됩니다. 밤새 화장실을 못 가서 매우 급하고 곤란한 기분이 됩니다. 무너진 화장이 화석처럼 얼굴에 달라붙어있다는 게 느껴질 거예요. 그리고, 내 소지품들은 어디 있지. 내 신발은 어디 있지. 내가 옷은 잘 입고 있는 건가. 이 남자는 언제 어떻게 나를 여기에 데리고 왔을까요. 지금 대체 몇 시일까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을까요. 그걸 어떻게 확인하죠. 대패닉입니다.

 

: 샤라라 바람처럼 사라질 초능력이 있으면 다행인데, 보통은 문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싫어도 그 집 화장실을 사용해야 합니다.

 

: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을까요. 하지만, 내가 여기서 잠들었다는 걸 혹시 누가 봤다면? 누가 안다면? 오오, 나의 고귀한 사생활 어떡하지.

 

[대안행동]

 

: 가장 먼저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내 옆에서 밤새 나를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했다는 사람에게 시간대별로 행적을 꼼꼼히 듣고 녹음합니다. 핸드폰 배터리 확인하시고 진술을 들으세요. 정말로 만의 하나라도 무슨 사건사고가 있었다면 생각이 들면 함부로 씻거나 용변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옷도 갈아입으면 안됩니다. 현장 보존을 위해 구석구석 사진을 찍고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112에 연락, 성폭력 연계 병원으로 가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필요한 시료를 제출하고 검사 받으면 화장실 가도 되고 씻어도 됩니다.

 

: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게 확인이 된다면, 상대에게 어젯밤 정황을 최대한 듣고 정리하세요. 가능한 바로 서로의 입장을 정리정돈하세요. 그냥 도망치지 마세요. 서둘러 회사에 전화해서 오늘의 일정을 미루거나 다른 담당자에게 인계합니다. 숙취에서 회복하는 게 우선입니다. 칫솔질도 못한 상태로 상대 코 앞에서 서지 말고, 서로 간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나서 대화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입 떼기 전에 적어도 냉수 한 잔은 꼭 마셔야겠죠.

 

, 여기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음주 후의 전개 상황에 대해 배워보았습니다. 충분히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고, 유사한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꼭 기억하세요. 진짜 의미있는 관계는 술 취한 상태로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심신미약상태에서 시작한 관계는, 심신미약상태에서 망가지고, 이별 후에도 자주 심신미약상태를 유발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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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마 2016/06/27 10:40 #

    ... 그냥 남자고 여자고 필름 끊길때까지 술 마시지 마세요... 어린애입니까...
    대처고 뭐고... 상대방한테 얼마나 민폐인지...
    112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치지만... 나중에 지구대 분들이 사건현장에 늦게 나왔을때 뭐라 하지마세요...
    필름끊긴 사람들 돌보느라 바쁠테니...
  • 2016/06/28 15:15 #

    여름 되면 특히 여기저기 만취 상태로 널부러진 분들 길바닥 곳곳에 보여요. ㅠㅅㅠ 전 매번 신고하는 편인데, 경찰 선생님들도 많이 힘드실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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