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클리셰 스터디 12 : 그녀는 이제 내 관할

 

: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텍스트들을 통해, 픽션이 보여주는 연애의 법칙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연애가 얼마나 다른지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 상처와 고통을 겪기 전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하나라도 얻어간다면 좋겠습니다.


: 주의! 드라마 자체를 비판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 요번 회차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드라마 아직 안 보신 분은 읽지 마세요 ***

 

 

 

TEXT: [함부로 애틋하게 제 8]

 

오늘의 테마는 수동태로 존재하는 여성상입니다.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은 언제나 상처 받았거나 곤란을 겪는 인물입니다. 남자주인공은 여주의 문제해결자인 동시에 동시에 로맨스까지 안겨주는 역할을 하게 되죠. 누군가가 내 인생을 대신 해결해주고 책임져준다니 얼마나 달콤한 제안인가요. 악마가 영혼을 가져가는 대신 영생을 준다 하면 당신은 쿨하게 OK 할 건가요. 당신의 주체성을 가져가는 대신 행복과 구원이 옵션으로 따라오는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겠다면, 옳다구나 OK 할 건가요.

 

혹시 지금 YES NO 냐 고민하셨다면, 깨어나세요, 용사여.

 

누구든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다면, 닥치고 꺼지라고 사자후를 날릴 일이에요. 주체가 사라진 인생은 노예의 삶이에요. 주인공없는 이야기가 가당키나 한가요. 조건이 너무 좋으면, 보통 사기죠. 인간관계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불공정거래의 이면을 알아보는,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아래의 케이스들을 공부해봅시다.

 

 

[클리셰 26 : 그녀는 이제 내 관할]

 

: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의 남동생을 찾아갑니다. 다른 버전으로는 아버지, 오빠, 그녀의 후원자, 쌍둥이 남자형제, 할아버지나 삼촌 등이 있을 수 있겠네요. 여튼, 미성년 벗어난 지 오래인 여자주인공에게 혈연으로 이어진 남자 가족이 있다면, 빙고! 남자주인공이 중요한 대화를 나누어야 할 바로 그 당사자가 되죠.

 

: 남주는 여주의 남동생에게 그녀에 대한 감정을 간접고백합니다. 이 정도면 간접고백 성애자라고 할 수 있죠. 사방팔방에 알리고 또 알립니다. 심지어 전 네티즌에게도 알렸죠. 내가 이 여자 좋아한다, 사랑한다, 바로 이 나님이 그녀를 무려 사////고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는 거예요. 정작 고백의 당사자는 소외한 채, 감정 선언만 동어반복하며 누구도 모를 자신만의 러브러브 포인트를 쌓아갑니다.

 

: 남주의 간접고백을 들은 여주의 남동생은 누나의 안전과 행복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합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아요남자들끼리의 대화는 이런 로맨스 코드를 전하고 싶어해요.

 

1) 여주는 누군가(가족 중에서 남자)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다.

2) 여주는 현재 남자 가족의 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그만큼 가치 있는 인물이다.

3) 여주의 새 보호자가 되고 싶다면, 현재의 보호자로부터 보호권한을 승계해야 한다.

4) 구 보호자가 동의한다면, 새 보호자는 그녀를 보호할 권리가 생긴다.

5) 새 보호자가 그녀와 연애나 결혼을 하면, 그녀는 안전하고 행복할 것이다.

6) 그 뒤에서 구 보호자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볼 것이다.

 

그녀의 행복은 바로 이런 로맨스 코드에 의해 결정됩니다. 당사자가 빠진 곳에서 이루어진 이런 대화야말로 그녀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정되어 있죠.

 

( *1) 부터 6)까지 조목조목 반박해보세요. 연습문제입니다.)

 

 

[실제 상황]

 

: 그녀를 사랑하고 지켜 줄 사람은 이제 나인데, 그녀가 도무지 받아들여줄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 되시나요. 혹시라도 남자들끼리의 대화는 통할 테니까, 그녀 주변의 남자 캐릭터를 찾아헤매시나요. 관계의 핵심은 그녀인데 왜 그녀의 주변인물을 탐색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나요. 라이벌이 있나, 보호자가 있나, 그것은 연애 조건의 열쇠가 결코 아니에요.

 

: 다짜고짜 그녀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을 찾아가면, 당연히 당신을 경계할 겁니다. 당신이 얼마나 셀렙이고 권력 있고 성공했는지, 그 사람이 모른다면 더욱 놀라겠죠. 안다고 해도 놀라겠죠. 멀쩡한 사람도 매너없고 막무가내일 수 있다는 사실에 더더욱 놀라겠죠. 안 친한 사람, 잘 모르는 사람과 만나기 위해서는 사전 약속이 필수입니다. 기본적인 사회생활 매너잖아요. 상대에게 만나길 원하는 이유를 알리고 약속을 잡을 수 없다면, 그 만남은 포기하세요.

 

: 혹시라도 당신처럼 보호자를 자처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주변인과 만나게 되었다 해도, 단둘이 속닥속닥 그녀에 대해서 논의하지 마세요. 그런다고 그녀가 당신들의 회합 결과에 수긍할 리 없으니까요.

 

 

[대안행동]

 

: 누가 찾아와서 내가 너의 누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라고 멋드러지게 선언한다면, 놀라지 말고 침착하세요. 나와 약속 잡지 않고 갑자기 나의 일상에 끼어드는 사람은 일일이 상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나 태도가 무례하다면, 무시해도 됩니다. 무슨 말을 들어도, “고백은 당사자에게 하시죠.” 라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시면 됩니다.

 

: 그리고, 학교 내의 보안요원이나 담임 선생님 혹은 근처 관할서에 수상해보이는 외부인이 학교 내 침입하였다고 침착하게 신고하시고 상대를 물리치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그 자리를 먼저 벗어나셔도 현명합니다.

 

: 그 다음으로는 누나에게 얼른 전화를 하셔야 합니다. 가족을 찾아올 정도면 당사자를 찾아가서 괴롭힐 거란 건 불을 보듯 뻔하잖아요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거나 미리미리 신변보호를 요청하라고 하세요. 그 사람이 찾아와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정보를 주고, 누나가 자신에게 일어날 안전사고를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만약 당신이 고백하는 입장이라면그녀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고 나서 고백하세요. YES를 확신할 수 없는 고백은 안 하느니만 못 해요. 친구라도 되어야 서로에게 의미있는 YES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녀와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녀의 가족이나 지인을 찾아가지 마세요.

 

 

[클리셰 27 : 고백은 박력있게]

 

: 해당 드라마에서는 남자주인공이 고백하는 씬에서 어김없는 고성이 오가고, 상대의 신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폭력적 행동이 드러났습니다불합리한 전개 속의 절정은 나만 보고 내 말만 들어.”라는 대사가 흘러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답게 박력있게 동의없이 내지르는 키스가 로맨틱하게 묘사되는 마무리가 뭐랄까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안겨주더라구요.

 

: 남자주인공의 특권이죠. 버럭버럭 큰 소리로 동네 사람들 다 들으라고 사랑을 고백하는 일. 남자주인공이 하고 싶은 말은 전체적으로 이렇겠죠. 날 믿어라, 날 봐 달라, 날 좋아해라, 내가 널 좋아하니까 너도 날 좋아해라, 우리 오늘부터사귀자, 거절하면 안 된다, 내가 하는 말만 믿고, 다른 사람 말은 안 믿었으면 좋겠는데, 만약 다른 사람 말을 믿으면 나는 지금보다 몇 배로 버럭버럭 소리치고 난리 칠 수 있다, 라고 온몸으로 보여주는 매우 의미심장한씬이죠.

 

: 여성은 남성의 위압적 태도에 놀라고 당황해서, 일단 그 자리를 피하지만 드라마의 로맨스 코드는 이 씬을 여주의 회상 속에서 반복해서 등장시킬 거예요. 난 분명히 걔가 싫은데 왜 자꾸 생각나지, 이렇게 생각나는 걸 보면 역시 나도 그 남자를 좋아하나 봐, 라는 전개로 가고 싶으니까요.


: NO인 줄 알았는데 나도 YES였나 봐, 내 마음 어쩔 수 없나 봐,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였나 봐, 우린 사귀어야 하나 봐, 이게 나의 운명인가 봐, 이게 바로 사랑이란 건가 봐. 스테레오 타잎의 여주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겠죠. 그래야 여자의 NO YES 라는, 낡디 낡은 클리셰가 작동해서 로맨스가 이루어질 테니까요.

 

 

[실제 상황]

 

: 버럭대며 고백하면 내 사생활이 무턱대고 주변에 중계되어서 황당합니다. 나에게 니 말만 들으라며 명령하면, 니가 뭔데 싶습니다. 공손한 태도로 조신한 목소리로 조근조근 설명하고 설득해도 들을까말까 한데, 니가 날 좋아하는 게 무슨 권력이라도 되는 양,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하나요. 니가 잘 생기고 키 크고 돈 많고 셀렙이고 한류스타면 뭐 내가 너의 명령을 다 들어야 하나요. 니가 키스하면 내가 무릎에 힘 풀리고 주저앉으며, 내가 너의 여자라니 영광입니다, 라고 얌전해져야 하나요.

 

: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태도가 남성성이고 매력포인트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니면, 친하지도 않고 사귀지도 않는데 이 정도 폭력성을 보이는 거면, 앞으로는 더 어마어마 하겠구나 예상하고 경계하고 도망치고 신고하여야 할까요. 박력있는 남성상이 주목받던 세상은 이미 갔습니다. 그걸 당신만 모르는건 아닐까요.

 

 

[대안행동]

 

: 소리 지르지 마세요. 상대가 나에 대해 뭔가를 오해해서 화를 낸다 해도 소리지르지 마세요. 당신이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욕을 들을지라도, 소리 지르지 마세요. 당신과 상대 사이에 기본적인 신뢰만 있어도, 해명 기회는 얼마든지 옵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어떤 상황에서도 위협적이지 않고 감정 조절을 잘 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안전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당황해서 욕설을 사용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뜬금없이 고백하거나,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무슨 짓을 한다 해도, 상대가 당신을 위협적으로 느낀다면 그 연애는 FAIL, 실패합니다. 당신이 위험인물이라는 걸 들키지 마세요. 연애를 원한다면 말이에요.

 

: 다시 한번 말합니다. 소리 지르지마세요. 명령하지 마세요. 함부로 키스하지 마세요. 어렵지 않죠? 원하는 관계를 얻기 위해서는 침착하고 이성적이고 조심스럽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해요. 상대에게 좋은 제안을 하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해요. 그것이 프로포즈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22년 만의 폭염이라는 오늘 하루다들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쩐지 내가 살아있는지 아닌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내일은 좀 낫지 않을까요. 더위의 정점을 찍었으니 내려오겠죠. 여름 너 이 녀석 그래봤자 가을 오면 흔적도 없을 거면서.

 

사람한테 함부로 하면 안 된답니다. 우리 모두 친절한 사람이 되도록 해요. 그래야, 이 더위에 서로서로 마음 상하지 않고 기분만은상쾌하지 않겠나요. 제 칼럼이 여러분의 연애 라이프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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