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3rd prescription_왜 상대의 과거 연애가 궁금해질까요

L님 : 

저는 남친에 대한 디지털 이력을 구글링 합니다. SNS를 검색하면 정말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답니다. 과거의 인간관계나 커리어, 학창시절에 대한 것도 나오고요. 특히나 어떤 연애를 했나 궁금하고요. 사소한 것들을 알아낼 때마다 구여친과 저를 비교하며 작아지곤 해요. 

우린 넘나 잘 지내고 남친의 애정은 항상 넘치는데, 왜 전 불안한 상상을 하고 자신을 힘들게 할까요.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걸까요. 바쁘게 살면 궁금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L님, 엘입니다. 

사랑만이 구원인 세상을 선택하면 불안해집니다. 사랑은 각자의 삶의 방식이고, 연애는 둘이 함께 만드는 인간관계 시스템이에요. 연애를 구원이나 행복의 유일한 원천으로 설정하지 마세요. 조금이라도 연애의 이데아가 망가질 때마다 불행해져요. 

내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서, 멋진 남자의 옆에 있는 여자라서, 연애해서 행복한 에피소드만 쌓여가서, 내가 결론적으로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고 며느리가 되는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이라서 가치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L님은 연애를 하든 안 하든 행복해도 됩니다. L님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행복해도 됩니다. 행복은 남자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고, 행복은 L님이 선택하는 가치입니다. 완벽한 남자, 완벽한 사랑, 완벽한 연애만이 나를 채울 수 있다 생각하면, 앞으로 쭈욱 불안한 삶이에요. 

L님. 

연애할 때 연애에 빠져있는 건 좋아요. 연애할 때 남친의 모든 걸 궁금해하는 건 좋아요. 내가 사람에 대한 지향이 있고, 관심과 흥미가 있고,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미래에 기대가 있을 때, 원하는 것들을 추구해요. 괜찮아요. 하지만, L님이 알아야 할 마땅한 영역은, 상대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고 미래입니다. 과거를 캐면 캘수록 실망할 것들이 쏟아지게 되어 있어요. 왜냐고요. 인간은 부끄러운 과거를 넘어서야만 어른이 되거든요. 

L님. 

노력하여 얻은 것이 아니라도 편하게 누리세요. 자격 같은 것,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믿으세요. 내가 무엇인가를 애쓰고 극복하여 얻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연도 행운도 전생에 덕을 쌓아서 주어지는 선물이에요. 낯선 사람이 어느새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생각하고 나를 애지중지 하는데, 그로 인해 당신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과거의 모든 괴물들과 싸워 이겨야, 내가 받은 모든 시험지에 정답만 써넣어야, 행복해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실체없는 적과 싸우지 마세요. 과거를 붙잡는 활동이 세상 제일 허무하고 답 없어요. 

댓가를 치루고, 자격을 증명받고, 어려움을 넘어서야, 사랑받는 게 아니잖아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활동은 우연이고, 선물이고, 선택이에요. 할 수 있을 때 하는 활동이에요. 그저 현재를 누리고, 즐기고, 편안하게 지내세요. 

L님.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아요. 완벽하기만 한 관계는 없어요. 연애가 나에게 앞으로 무엇을 줄까,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연애하며 무엇을 추구할 지 결정하세요. 당신은 수동태가 아니라 능동태로 존재해야 해요. 

그래서. 

L님은 남친의 과거를 재구성하는 대신, 자신에 대해서 더 관심 가지고 공부하셔야 해요. 남친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어요. 남편도 그런데 남친은 오죽하겠어요. 행복한 연애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라지지 않는 자신과 더 친해지세요. 그러면, 남친의 과거를 캐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구여친들에 대해서 L님이 대체 뭘 알 수 있겠나요. 왜 그녀들을 판단하고 자신과 비교해야 하나요. 비교비교 놀이하며 무엇을 얻나요. 

L님. 

현재를 살아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 없어요. 






덧글

  • 라비안로즈 2016/08/24 08:21 #

    과거는 과거일뿐인데... 신경쓰이는건 어쩔수 없다봐요.
    하지만... 과거에 얽매여있으면 현재를.. 미래를 이끌어나가는게 힘든것 같애요. 연애인들이 과거에 너무 집착안핬으면 좋겠어요 ^^ 내가 더 좋으니 나랑 같이 사귀고 있으니까요.
  • 2016/08/30 18:46 #

    평범한 일개 네티즌으로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전문적인 검색 능력을 갖게 되었죠. 그걸 조금쯤 활용하는 건 괜찮습니다만. 과거 검색에 중독되면 큰일납니다. 언젠가는 그런 못난 습관 털어야죠.
  • 두얼굴의 루돌프 2016/08/24 11:23 #

    안녕하세요! 위 처방전 받은 독자입니다.
    먼저 제 사연이 올라오게 되어 굉장히 영광입니다 ^^;
    어딘가에 있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분들께도 좋은 상담내용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작성해주신 내용 중 "과거를 캐면 캘수록 실망할 것들이 쏟아지게 되어 있어요. 왜냐고요. 인간은 부끄러운 과거를 넘어서야만 어른이 되거든요." 이 부분 보고 아....... 하며 멍해지더라구요.
    그리고 노력하여 얻은게 아니더라도 편하게 누리라는 말씀도 매우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내가 한것도 없는데 얻어진 귀한 기회, 귀한 사람이라, 뭔가 내가 더 나은사람이 되어 보상해야한다는 심리도 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더 잘해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야 한다는 이상한 심리도 있었던것 같구요.
    그냥 저는 저대로 의존하지 않고 제 삶을 사는게 답이군요 ^^

    하도 남자친구한테 집착하는 것 같아, 제가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영어공부, 이직과 자격증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답니다.
    제가 다시 뭔가를 열심히 하고, 바쁘게 주체적으로 사는 모습에 남자친구도 좋아하네요.ㅎㅎ
    원래의 반짝반짝 거렸던 너로 돌아오는것 같다며.

    상담 감사합니다. 그래도 다음엔 상담 올릴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엘님도 행복하세요!
  • 2016/08/30 18:53 #

    반짝이는 사람으로 사는 건 멋진 일이죠. 빛이 줄어들 때도 걱정하지 마세요. 꼭 무엇인가를 밖으로 드러내야만 의미있는 건 아니에요. 내가 잘 살고 있다고, 성장하고 있다고, 발전하고 있다고, 꼭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연애를 하든 하지 않든 행복하든 행복하지 않든, 인간은 그럭저럭 인생을 누려도 괜찮아요. 대충 살아도 그게 자신다운 일이라면 괜찮아요. 좀더 여유를 가지는 시간도 생각해보세요. ^ㅅ^ 그리고, 이곳은 언제라도 편하게 찾아오세요.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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