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클리셰 스터디 18 : 아무리 도망쳐도 운명은

 

: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텍스트들을 통해, 픽션이 보여주는 연애의 법칙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연애가 얼마나 다른지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 상처와 고통을 겪기 전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하나라도 얻어간다면 좋겠습니다.


: 주의! 드라마 자체를 비판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TEXT: [함부로 애틋하게] 외 여러 드라마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도망치고 쫒아가고, 몇 번이나 엇갈리죠. 하지만, 운명의 연인들은 끝끝내 재회하여 사랑을 확인합니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어.” 이런 말 들어보셨죠. 사람을 만나려면 연락을 하고 스케쥴 조정을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합니다. 언제내려오실 지 모르는 운명을 기다리면 속절없이 세월이 가건만. 드라마는 보통 두 달 안에 끝나기 때문에, 내가 기대한 운명이 나를 배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안 보여줍니다.

 

믿으면 이루어지고, 기대하면 보답 받죠. 옛날 이야기 속에서는 권선징악의 정의가 이루어지고, 고진감래의 해피엔딩이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착하게 살고, 참으며 살아야겠다는, 비닐봉다리처럼 소듕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셰가 알려주는 메세지도 그래요. 참자. 기다리자. 운명을 믿자. 행복은 나중에 일시불로 받자. 마치 대가를 치루면 당연하게 사랑이 구원해준다는 듯.

 

그렇지만 속지 마세요. 모든 시련의 드라마를 의심하세요. 그래야 현실에서 내가 덜 다치는 연애를 할 수 있습니다.

 

 

[클리셰 38 : 아무리 도망쳐도 운명은]

 

남자주인공은 도망칩니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은 쫒아갑니다. 다음 회차가 되면 이번에는 여자주인공이 도망칩니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쫒아갑니다. 여러 에피소드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로맨스 드라마는 이 과정을 반복하며 드라마 회차를 보내죠.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사연 없는 사람, 솔직할 수 없는 사정 없는 사람은, 어디 연애 하겠습니까. 만날 수 없는 사정, 숨겨야 하는 비밀, 드러낼 수 없는 속마음, 반드시 복잡하게 얽혀있어야만 하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이걸 하나하나 넘어서야 두 사람은 갖은 오해와 고난을 극복하고, 사랑을확인합니다.

 

운명이란 잔인하죠. 하필이면 갑을관계로 만나서. 하필이면 죽을병에 걸려서. 하필이면 돈이 없어서. 하필이면 온세상이 우릴 반대해서. 도망치고 또 도망치는데, 하필이면 네가 죽도록 쫒아와서. 아니라고 우린 아니라고 목이 터져라 소리쳤는데도 헤어질 수 없다면, 결국 우린 운명의 연인들이에요.

 

진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없는 시련이라도 만들어서 도망치고 부인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로맨스 클리셰는 상대의 거절과 부인을 섣불리 존중하지 말아야 한다 가르칩니다. 더불어, 상대가 아무리 좋아도 단번에 YES 라고 솔직하기보다 어떻게든 우리가 안 되는 이유를 찾아 도망치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야 사랑의 추격전 끝에 감동적인 운명 선언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현실의 연애는 어떨까요.

 

 

[실제 상황]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노후대비를 포기하는 동시에 꿈과 희망까지 깔끔하게 포기하면 7포 세대 완성입니다. 여기서 좀더 노력하여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면, 남부럽지 않은 8포 세대가 될 수 있죠. 우리가 연애를 하려고 하는 삶의 토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나만 고양이가 없거나, 말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사정으로 연애는커녕 인간관계조차 비용을 계산하며 살아갑니다.

 

마음의 여유가 희박한 시대를 살아내다 보니, 친해지고 싶고 더 알고 싶은 인연이 생겨도, 축복이 되기 전에 부담이 되기 일쑤죠. 원하는데 원할 수 없고, 거절은 두렵고, 포기도 자괴감 듭니다. 그래서, 연애할 수 없는 백 가지 이유를 먼저 따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 개의 장애물을 넘어 나에게 다가오는 강력한 운명적 상대를 고르고 싶습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운명이라서 사랑할 수 있다면, 왠지 사랑한 만큼 사랑 받는 로맨스를 이룰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싶어지죠. 그래서, 일단 거절하고 나서 운명이 우리를 이어주길 기도합니다.

 

거절의 의사를 번복하고, 상대의 다른 반응을 살피고, 내가 읽고 들은 상대의 의사표현에 숨어있는 이면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싶어지죠. 로맨스 클리셰를 굳게 신봉하는 자일수록, 뒤늦게 내 진짜 감정을 깨달았다며 도망치는 상대를 쫒아가고,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프니까 이것이야말로 운명이라고 소리치게 됩니다.

 

없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만났다 헤어졌다 반복합니다. 일부러 다른 등장인물을 내 연애의 사건사고 유발자로 끌어들이고, 나의 이런 시도로 상대의 반응이 얼마나 드라마틱해지는지 관찰합니다. 일부러 심한 말을 하고, 일부러 관심없는 척하고, 일부러 응답을 안하고, 상대가 내가 만든 시련을 얼마나 견디는지 실험도 하죠.

 

드라마적 사건사고를 처리하는 동안 정작 내 인연은, 얼었다 녹았다 결국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얼음조각처럼 스르르 소멸합니다. 둘이서 쌓은 인연의 집은 처음부터 없었는데, 흔한 짝사랑 거절 스토리가 마치 정말로 있었던 사랑의 상처처럼 기억 되죠.

 

로맨스는 두 사람이 합의 하여 튼튼한 인연의 집을 만들어나갈 때 진짜가 됩니다.집을 하나라도 끝까지 완성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운명의 연인들이라는 증거죠. 두 사람만의 집을 짓기도 전에 도망치고 거부하고 또 술래 바꾸어서 도망치고 쫒아가는 활동만 하는 일은 연애가 아닙니다.

 

운명적인 로맨스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드라마를 만들게 되면, 나중에 세월 흘러 이불 뻥뻥 차게 되는 인생의 흑역사가 됩니다.

 

 

[대안 행동]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끝까지 사랑을 이루려는 대인지향 에너지가 작동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한발을 빼면 상대도 포기합니다. 실망하고, 포기하죠. 납득하고, 수긍하죠. 나의 NO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그 사람이 나의 의사표현을 존중하지 않는 집착적 인간형일 가능성이 큽니다.

 

내가 NO를 말하지만 YES를 돌려 말한 거라는 뉘앙스로 읽어줄 거라 기대하면 안 됩니다.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의사표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원한다면 YES라고 말해야 하죠. 원치 않는다면 NO라고 명확히 말해야 합니다. 상대가 한발짝 물러선다면 나도 고이 보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서로간의 안전거리고 존중의 태도니까요.

 

내 마음 나도 잘 모르겠으면 NO라고 대답하면 되고, 잘 몰라도 감당할 수 있겠다면 YES라고 하면 됩니다. 상대가 NO라고 얘기한다면 그렇구나 존중하면 되고, YES라고 대답한다면 그렇구나 감사하면 됩니다.

 

솔직하게 다가서고, 존중과 예의의 거리를 지키고, 신중하게 마음을 쌓아가야 하죠. 섣불리 우리가 운명일까 결론 내리지 말고, 순간순간의 감정에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시간이 마음의 씨앗을 안전하게 싹틔우는 걸 기다려야죠.

 

모든 씨앗이 쑥쑥 자라 꽃을 피우지는 않습니다. 마음에서 꽃이 피면 다행이고 아니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운명이란 감당하기로 각오하였을 때 기회로 다가옵니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상대에게 곁을 내어주는 용기는 언제나 가치가 있죠. 진솔하게 진지하게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세요. 드라마를 욕망하지 말고서로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각오해야 진짜 로맨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풀문(full moon)이 뜨니 소원을 빌라고 하죠.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창문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제 소원은 아주 심플한데 간절한 염원을 달님이 들어주실 지 신뢰가 가지 않더라구요. 우리가 그동안 보름달 뜰 때마다 온갖 소원을 다 빌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소원 성취 수준을 보십시오. 몇이나 이루어지셨나요.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도 제대로 결과 나오도록 빌고 싶은데,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세상이잖아요. 우주의 기운도 전부 기득권으로만 전송하고,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는 얼마나 할당 되었었나 따져보세요.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는 뉴스들에 하루하루 치이는 나날을 보내며,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셀프 구원할 수 있을까요.

 

고양이가 아프니 지난 주에만도 병원비가 30만원 가까이 슝슝 사라졌죠. 숨쉬고 살아가는 모든 활동이 비용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세금 내고도 정상적인 행정과 복지 서비스를 못 받고, 자격없는 권력이 국민을 고문하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갇혀 살아야 하나요.

 

눈을 떠보니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충격과 공포를 이제는 잊고 싶네요. 내 국적에 자괴감 들지 않는 날이 올 때까지, 저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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