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클리셰 스터디 25 : 구하고 구하고 구하는 남자

 

: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텍스트들을 통해, 픽션이 보여주는 연애의 법칙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연애가 얼마나 다른지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 상처와 고통을 겪기 전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하나라도 얻어간다면 좋겠습니다.


: 주의! 드라마 자체를 비판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TEXT: [도깨비] 외 여러 드라마

 

씨앗이 싹트려면, 적합한 환경조건이 주어져야 합니다. 생명이 아름답게 꽃 피려면, 적당한 토양과 양분과 햇볕과 수분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도 사는 것처럼 사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생존을 고민하는 선은 넘어야 비로소 사람 같은 삶을 산다 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의 창조주들이 생명 창조를 하는 타이밍은 보통 생존 조건과 상황이 매우 랜덤합니다. 그래서, 태어나고 보니 인생이 고달프더라, 은수저도 흙수저도 아니고 NO수저더라, 하기 일쑤죠.

 

팍팍한 삶의 희망이 구원자일까요. 그렇다면, 구원자는 어디서 오는가. 가장 바람직한 구원은 셀프라고 누누이 말씀드렸습니다만, 로맨스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구원자는 보통 왕자님들이 도맡습니다.

 

오늘은 첫만남부터 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남자들이 나오는 로맨스 클리셰를 알아볼게요.

 

 

[클리셰 45 : 구하고 구하고 구하는 남자]

 

많은 수의 여자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치명적인 운동신경 결함이 있습니다. 여자주인공들이 남자주인공과 처음 마주치는 씬에서 어떤 운동실패를 하는지 살펴볼까요.

 

1. 걸음마를 완성하지 못해 넘어진다.

2. 지붕이나 사다리, 나무 등의 위에서 떨어진다.

3. 물건을 잔뜩 든 채로 사람과 부딪힌다.

4. 자동차 접촉사고를 낸다.

5. 척 봐도 손 안 닿는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려다 휘청댄다.

 

대략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여주들의 운명입니다. 그럴 때 남자주인공들은 어떤 도움을 줄까요.

 

1. 넘어지는 여주의 허리를 (결코 배가 아닌) 지지하여 받아준다.

2. 허니문 안기로 여주를 두 팔로 받는다.

3. 부딪혀도 전혀 상해를 입지 않고 멀쩡한 얼굴로 여주의 짐을 주워준다.

4. 전혀 다치지 않거나 경상이며여주의 연락처를 받아간다.

5. 반드시 여주보다 키가 커서 높은 곳의 물건을 안전히 꺼내준다.

 

첫만남뿐입니까. 여주는 극의 중반부로 갈수록 사건사고의 주인공이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그녀들은 도망가고 숨고 사라지죠. 단순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꼭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면, 남주는 (feat. 조연남주의 도움) 귀신같이 그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여자가 위험에 처했을 때,특히나 이 때 99%의 확률로 정신까지 잃기 일쑤인데, 그녀를 무사히 구하여 포근한 침대에서 눈 뜨게 만드는 히어로의 역할을 합니다.

 

드라마가 길수록, 여주가 다치거나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누군가가 해코지를 하는 횟수는 늘어납니다. 사건사고가 전혀 나오지 않거나, 한번으로 끝나는 드라마는 많지 않습니다. 보통은 반복되죠. 왜냐하면, 그래야 긴긴 러닝타임을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주가 구원자의 역할이 인정되면, 여주는 비로소 도망가고 거부하기를 멈추고 마음을 허락합니다. 이 클리셰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 사건사고나 고난이 필수라는 고정관념을 반영합니다. 현실연애는 사건사고 없을수록, 깊은 강물 같은 평화와 아름드리 나무같은 안정이 오건만. 위기에 빠진 여주를 구하지 못하면 사랑도 못 이룬다는 부담스러운 클리셰, 이제는 자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실제 상황]

 

사람을 보자마자 넘어지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중심을 잃은 사람을 급히 잡는데, 유독 허리나 등을 예쁘게 지지하여, 넘어지는 사람과 수 초간 아이컨텍까지 하기는 힘듭니다. 팔이나 가방이나 옷이나 배를 잡아서 도울 수도 있건만, 이 때는 아이컨텍이 안 되니까 이런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떨어지면 큰 사고가 납니다. 두 팔로 받았다간, 받는 사람도 상해를 입습니다. 사뿐하게 양 팔 위로 떨어질 수 있는 사람은 와이어를 단 배우들뿐이죠.

 

전방시야를 포기하고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몇 번에 나누어 들거나 이동을 보조하는 도구를 사용하겠죠. 혹시라도 이런 사람과 부딪히면, 역시나 부딪힌 사람도 다치고, 물건들도 흩어져서 난리가 나겠죠. 깨질 수도 있고요. 언제 아이컨텍하고, 언제 손끝이 부딪혀서 찌리릿 합니까.

 

교통사고가 났나요. 접촉사고 나면 침착하게 보험회사를 부르시면 되고요. 언성 높이시면 20세기 사람이지요.

 

머리 위의 물건을 꺼내는 건, 키가 크거나 작거나 안전하게 사다리를 이용하시는 편이 좋은 선택이고요. 꼭 남주가 키가 클 필요는 없지 않나요. 무리한 발돋음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타이밍은 그녀들이 사라졌을 때죠. 그녀들이 당신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관심과 애정을 끌기 위한 자작극일 수 있지만, 정말로 당신이 싫고 관계가 부담스러워서 사라지기도 합니다누군가가 어떤 이유로든 셀프 실종하였다면, 그 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죠. 셀프 실종은 다른 선택이 없는 사람에게 최후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당신이 주인공이 아닌 악역일 가능성을 절대로 배제하지 마세요.

 

 

[대안 행동]

 

평소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선의로 돕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세요. 그러면, 굳이 사건사고나 필사의 추적 같은 극적인 장치 없이도 얼마든지, 진정성을 인정받고 사랑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아니, 이룰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납니다.

 

누가 넘어지거나 휘청거리거나 곤란해할 때, 그게 꼬마아이든 성인여성이든할머니, 할아버지든 돕는 게 최소한의 인간다움입니다. 그 일이 꼭 연애의 계기가 되는 건 아닙니다. 도울 수 있을 때 돕는 건사람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그리고, 셀프 실종이 확실하다면, 무리하게 찾지 마세요. 그녀들도 이유가 있어서 연락을 끊은 겁니다. 말도 없이 사라졌다면, 당신이 재벌 3세거나 도깨비라서가 아니라 말이 안 통해서 사라진 겁니다.

 

그녀가 당신과 함께 하지 않아서 위험하다 생각되면 주변에도 알리고 경찰에 실종신고도 내세요. 그럴 자격이 되는 관계인이라면 말이죠. 우리의 경찰들은 의외로 시민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또한, 상대의 사랑을 실험하기 위해,섣불리 헤어지자 선언하거나 무단으로 연락을 끊거나 위험한 일에 휘말려서 도와달라 하지 마세요. 원하는 관계를 얻기 위해서는, 적당한 상대와 적합한 대화를 해서, 아름답게 합의하시면 됩니다.

 

1. 상대가 적당하지 않고,

2. 대화가 적합하지 않으면,

 

극적 사건사고로 재회하여도, 결국에는 서로 다르고 말 안 통해서 헤어집니다.

 

구하고 구하고 구하여, 구원자가 되거나 히어로가 되어야만, 연애를 획득한다니, 이 얼마나 피곤하고 비효율적인 세상인가요. 구원은 구원 자체로 가치있는 일이며, 연애는 타인을 돕는 일의 보상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누구도 다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안전하게 공생하는 연애 생태계를 꿈꿉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다음 이 시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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