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7th prescription_사람들은 언제나 날 괴롭히죠.

J님 :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살아야 할까요. 당장의 필요와 합리에 따라 산다면, 궁극적으로 저에게 더 만족스러운 삶이 아닐까요. 

저를 힘들게 하던 가족이 매우 화를 내더니 연락을 끊었고, 일단은 평화로운데 이대로도 괜찮을까요. 

연인은 절 넘나 사랑한다면서, 저를 지지하지도 응원하지도 않습니다. 성추행 사건이 있었는데도, 그냥 넘어가자 하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죠. 제가 절박하게 힘든 일이 생겨도, 그건 네 문제야 하면서 선을 긋고요. 그러면서, 헤어지자 하면 울면서 붙잡죠. 자신이 필요할 때만 절 찾는 이기적인 사람. 

전 왜 이 사람과 못 헤어지나요. 더 좋은 관계들도 널렸는데. 

팀작업할 때도 전 무례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이용 당합니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 넘치나요, 아님 나라서 그들이 나에게 그런 건가요. 

사람이 젤 힘들고 어렵습니다. 













J님, 엘입니다. 

또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이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질 때, 변화는 더욱 효율적으로 찾아옵니다. 이전에 말씀해주셨던 많은 고민들을 명확한 이슈로 정리하셨고, 계속해서 깊이 성찰하고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정말 멋집니다!

삶의 고민은 때로는 온통 뒤엉켜 있습니다. 애매하고 불명확하고 어디가 핵심이구 주변인지도 헷갈릴 때가 있죠. 우선순위는 시시때때로 변합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며 자연히 해결되는 것도 있고, 내가 성장하며, 혹은 상대가 달라지며, 다른 길이, 다른 비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는 궁극의 해답을 찾기 전에, 내가 충분히 어른이라 상상할 수만 있다면 그 때부터 선택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J님. 

변화를 원하신다면, 변화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이 정말로 선명하게 나에게 느껴질 때까지 단단하게 붙잡아야 합니다. 끝까지 붙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결단을 하셔야 합니다. 

결단에는 시간과 장소가 있습니다. 

결단 이후에는 감당해야 하는 변화의 계획, 액션플랜들이 있습니다. 모든 계획 역시 시간과 장소가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그 계획을 실행하셔야 합니다. 

변화의 목표가 없다면, 언제까지나 문제를 껴안고 고통 속에서 뒹굴게 됩니다. 이게 아닌 걸 알지만,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문제는 점점 커져서 나를 덥치는데 나의 감각은 익숙해지고 어두워집니다. 그저 지금의 내가 영원히 나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내가 어디에 무엇에 잠식 당하는 지조차, 희미해져 버립니다. 

J님. 

경계요인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내 삶의 주체성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으면, (앞서 말씀하셨다시피) 무례하고 무책임한 타인들이 나의 경계를 함부로 침범합니다. 모든 인류가 규칙을 잘 지키도록 생존해오지 않았잖아요. 여전히 인류의 일부는,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이용하고 해칩니다. 왜냐고 묻지 마세요. 그들은 그렇게 살아남아서 그래요. 

내 경계를 넘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 상황들을 경계요인이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경계를 잘 지켜 살아남아야 합니다. 경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만의 경계요인 안전수칙이 필요합니다. 누가 나에게 무례하게 대할 때, 나를 함부로 이용할 때, 나를 존중하지 않을 때, 어떻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나를 지킬 것인가. 

화를 낼까. 설득할까. 따질까. 한판 대차게 싸울까. 바깥의 법과 규칙을 끌어올까. 갈등과 문제가 생길 때, 보상을 요청할까. 수정을 요구할까. 그 이전에, 그들이 나의 경계를 넘어오려는 시도가 최초로 발견될 때, 나는 나를 지키는 안전수칙을 어떻게 그들에게 전달하고 요구할 것인가. 

J님. 우선 경계요인을 지정하고, 안전수칙을 만드세요. 그리고, 그들에게 알리고, 내 원칙을 지키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인내요인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나를 미치게 하고, 나를 갉아먹고, 나를 자기혐오에 빠지게 하는 모든 것들이 인내요인입니다. 지금 J님의 일상에는 분명히 보이는 그들, 그것들 말이에요.

인내요인은 삶의 효율을, 자기애를, 일상의 즐거움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제거되어야 합니다. 

심플하게 얘기하자면. 

아닌 관계는 끝내란 겁니다. 

울면서 매달리면 바짓가랑이 잘라주고 떠나세요. 스토킹으로 신고한다 하세요. 나에게 실수하는 사람들에게는 화를 내세요. 원하는 걸 요구하세요. 명확하게 거절하세요. 그들이 나를 원망하고 미워한다 해도 신경쓰지 마세요. 내가 나 자신을 싫어하는 대신, 그들을 싫어하세요. 

J님. 

인생이 쾌적해지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단지, 결단이 필요할 뿐이지요. 저절로 바뀌진 않으니까요. 삶에는 장기적인 계획도, 그 때 그 때의 대처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우연이나 행운도 필요하고, 때로는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하죠. 분명한 건 나를 괴롭히는 관계들은, 내가 살아숨쉬는 한 드문드문 계속 찾아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뭐 어때요. 경계요인 안전수칙을 단단히 해 놓으면, 앞으로는 더 괜찮아질 거예요. 

J님. 

늘 그렇듯. 행운을 빕니다. 










  



   

덧글

  • 발라 2017/11/18 19:25 #

    다른 사람 신경쓰며 자기 자신 갉아먹다가 인생 종치신 분들을 많이 봐서 저는 안그럴려고요.
    도움을 요청하면 가능한 선에서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선에서 도와주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게 가족이더라도.
  • 2017/11/19 13:06 #

    자신을 지키며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ㅅ^개인 안전거리는 가족일수록 절실한 것 같습니다.
  • 흑범 2017/12/13 21:40 #

    "다른 사람 신경쓰며 자기 자신 갉아먹다가 인생 종치신 분들"

    종치지는 않았지만 많은 기회를 놓친 사람의 한 사람입니다. 정말 답답하게 살아왔지요.

    "도움을 요청하면 가능한 선에서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선에서 도와주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게 가족이더라도."

    이 말 공감합니다.
  • 흑범 2017/12/13 21:43 #

    다른사람을 전혀 의식 안하다가는, 그 사람이 뒤에서 내 험담을 하거나 술수를 쓰니까 전혀 신경안 쓸 수는 없습니다만

    다른사람 때문에 내가 하고싶은 것까지 못하고 억지로 참고, 다른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억지로 애를 쓰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정말 도움이 안 됩니다. 그게 가족이라고 해도 말이죠. 그럴 필요가 없어요.

    반백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정말 도움이 안 되데요. 나중에는 떨어져나갈 인간들은 다 떨어져나갑니다.

    대충 27,28살쯤부터, 30대 중반쯤이면 다 떨어져 나가더군요.

    남는 것은 좀 찌질하거나 너절한 인간들이라, 그런 인간들은 또 내가 먼저 끊어버리게 되고...

    그렇다고 다른사람을 전혀 인식, 의식하지 않다가는 당할수 있으니 조심이야 하겠지만, 억지로 다른사람에게는 맞출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양보할 필요도 없고요. 그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길을 가는게 최선인 듯...
  • 2017/12/18 00:28 #

    타인의 자유를 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자유를 지키며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ㅅ^ 나만의 길을 가는 게 쉽지는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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